brunch

매거진 생각 노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즈 Mar 02. 2022

점점 더 생생한 꿈을 꾸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자란 유태인이었던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이라는 의학계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의사이다. 인간에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무의식적 충동(성욕, 공격성)이 어떻게 꿈이라는 세계로 분출되는지, 무의식의 존재, 인간 심리와 행동을 결정하는 어린 시절의 경험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 그의 대표작인 <꿈의 해석>에 자신의 환우와의 상담과 진료 경험을 토대로 아주 자세하게 저술했다.


 특별히 '꿈'이라는 현상을 통해 인간 정신의 형이상학을 연구했는데, 곧 사람이 꿈을 꾸게 되는 이유부터 꿈의 내용, 꿈이 진행되는 과정을 실제적으로 연구하고, 여러 대상자로부터 자료를 모아 정리해두었다. 이를 통해 인간 내면에 숨겨진 무의식과 정신적인 부분을 학문화하려고 시도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 가보면 시내 중심부를 원형으로 둘러싼 순환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화려한 고대 동상이 세워진 높은 시청사 건물을 지나 곧바로 프로이트와 카를 융이 공부했던 비엔나 대학, 그리고 그들이 자주 토론과 논쟁을 벌였던 유명한 카페 건물도 볼 수가 있다. 나는 아주 여러 번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대학 시절 탐독했던 프로이트의 책 <꿈의 해석>을 떠올리곤 했다.


 인간의 정신을 과연 무엇으로 정의 내리고 표현할 수 있겠는가? 단순히 인간의 정신은 육체 속에서 순환하는 신경 세포 간의 뉴런 활동(미세한 전자기 자극의 흐름)으로 나타나는 사고체계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물리적 시각으로는 볼 수 없는 비 물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인가?


 인간은 잠이 들면 보통 꿈을 꾸게 된다. 나도 최근에는 다양한 꿈들을 많이 꾸는 편이다. 예전과 달리 꿈을 꾸고 깨어난 후에도 꿈속의 기억이 잔상으로 남아 머릿속에 계속 그 상황과 장면들이 맴도는 경우가 많다.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었고, 무슨 상황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가 생생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꿈에서 깨고 나면 내가 꿈을 꾸기는 꾸었는데 무슨 꿈을 꾸었는지, 또 누가 나왔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최근에 꿈이 나를 계속적으로 꿈을 꾸도록 암시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암시를 주는 곳은 분명히 나의 내면이 확실한데, 그렇다면 내면 속 나의 무의식이 외재한 나의 의식에게 암시를 준다는 뜻일까? 아니면 꿈속에 빠져든 반이성적 자아가 잠을 깬 이성적 자아에게 소리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그 두 존재가 모두 나라는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나의 무의식과 의식의 생각을 유발하는 원인과 근본은 다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곧 동일한 나에게 외부의 어떠한 것 -환경적, 감정적, 영적, 다른 인격체 등등-이 내게 서로 다른 자아를 낳게 하는 모태가 된다는 뜻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생각을 틈타서 내게로 침입하는 외부적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속에 바닥이 뚫린 허무의 항아리의 정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