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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즈 Jan 27. 2022

지난 8년의 기록 속에 존재하던 것들

 지난 8년 간의 기록들을 되짚어 보면서 나는 새삼스럽게 나의 새로운 모습에 놀라곤 했다.

 정말 대단한 글들이 많았다.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안에 존재했었던 듯이.

 가장 힘든 시기였기에 가능했던 삶이자 글이었던 것.

 




  


 <제 19권> 13년 4월에 시작~14년 5월.


 옥탑방에 몇 년을 두었는지 벌써 눅눅한 곰팡내가 난다. 일기의 처음은 그녀를 만나기 1년 전의 내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그 첫 페이지에 나는 이렇게 썼다.


나는 절망의 늪에서
나만의 꿈을 쓸 것이다.
  

  때는 내 나이 서른이 되었을 때, 티베트를 다녀온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생계비를 벌기 위해 육체노동으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규칙적인 육체적인 노동에 육신을 맡기고,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하고 일하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미야자키 하야오, 무라카미 하루키, 헤르만 헤세, 톨스토이'의 작품을 보며 비로소 그간의 불면의 밤을 편히 잠들 수 있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글의 힘이 있고, 깊이가 있고, 한이 있고, 또 생명력이 있었다.

그 인내의 시간, 고통과 좌절의 시기가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희망과 꿈을 간직한 채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이 글을 써 내려가는 깊은 밤, 희미한 수면등 아래 세 아이가 천사처럼 잠들어 있다.


 차가운 바람과 밤의 어두움을 막아줄 따뜻한 지붕 아래에서 나는 흔들리지 않는 소망과 믿음과 절제된 사랑을 생각하며 오늘의 삶에 숨은 감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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