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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lg Jan 08. 2019

상상 가능한 가장 평범한.

평범한 어른이 되었다.

01.상상 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서른 중반이 되었다.


서른일곱이 되어서야 내 나이가 서른하고도

중반을 넘어 후반을 달려감을 인지하게 되었다.

나이를 묻는 말에 연도로 대답한지도 꽤 오래되어 

늘 서른 어느 언저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내 머릿속에 나의 나이는 염치없게도 

서른둘 즈음에 멈춰져 있었다.

서른둘 해가 되던 해에 나는 아이를 낳았고 

그 이후 아이의 개월 수를 세는 일에만 익숙해져

정작 나의 나이는 멈춰 세워두었다.

아이가 태어난 첫해에는 갇혀 있느라, 

두 번째 해에는 정신이 쏙 빠져서,

세 번째 해에는 아이의 재롱을 보느라 

몇 번의 계절이 어떻게 지났는지조차 기억이 없다.

네 번째 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를 돌아볼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돌아보니 서른하고도 일곱,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서른 중반 이 되어있었다.

결혼은 했겠지. 아이는 있겠지. 싶은 

정말 평범한 '서른 중반'말이다.

그리고 이 평범함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발을 구르는 나는 '평범한 서른 중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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