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의 끝은 퇴사

오늘도 푸념

by 케이트리

올해 패션 업계에서 일한 지 22년 차가 된다.

긴 경력이 말해주듯이, 나는 내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회사를 나가면 딱히 써먹을 건 없는 업무 능력이긴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베테랑인 셈이다.


내가 팀장이 된 이후로 실무에서 벗어나 매출과 조직 관리를 해 왔다.

사실, 난 실무 능력이 더 뛰어났고, 팀장의 역할이 나한테 딱 맞는 옷은 아니었다.

회사 내 정치도 너무 못하는 편이고, 윗 분들 눈치도 살피는 것도 잘 하진 못했다.

한 동안은 나름대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했고 업무 처리와 보고를 했지만, 회사의 최종 평가는 냉혹했다.


처음에는 크게 상심했다.

더 이상 나에게 뭘 바라는 거야?

잠시 생각하기도 했지만 점차 내 평가를 받아들였다.

내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윗분들과 상담도 해 보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려고 노력했던 시기가 있었다.

작년부터 나의 이런 고민과 노력들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현 브랜드를 담당하는 한은 내가 뭘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예전엔 인내하던 것도 이젠 참아지지 않고 지겨운 생각만 든다.

일에 대한 열정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회사에 큰 기대는 없지만 20년 넘게 헌신해 온 나에 대한 기본 매너는 지켜줬으면 한다.

AI로 대체를 하던 뭘 하던 서로 기분 좋게 헤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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