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학교 n년차의 학교 일상

매일 학교가 가고 싶은 아이

by Mollie 몰리

한국에서 중국 국제학교로 새로 입학한 아들의 첫마디는 이거였다.

"엄마, 나 다시 유치원 다니는 것 같아. 너무 재미있어."


한국에서 공부를 안 하던 친구들도 하나둘 씩 학원을 기웃거리던 시절, 갑작스러운 알록달록한 학교 내부 시설과 교실, 한 반에 20여 명의 소수 학생들, 모두 선생님을 보고 앉던 1인 책걸상이 아닌, 자신이 유치원 시절에 보던 모둠 수업의 테이블은 마치 다시 유치원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 자상하고 다정한 외국 담임 선생님(선생님 운이 따름)과 반마다 TA(Teaching Assistant) 선생님이 계시고, 처음 보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 친구들과 마주 앉아서 수업을 같이하는 이 낯선 상황은 긴장과 동시에 설렘이 가득했다. 쌍어학교가 아니라면 100%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중국인인 학교 스태프들도 대부분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지금 문득 생각하면 한국에서는 교실 청소도 했던 것 같은데, 아이를 보면 늘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학교를 반짝반짝하게 관리를 하신다.



자율성과 독립심을 가르치는 국제학교 교육

초등 국제학교는 한국에서처럼 담임 선생님이 각 반을 1년 맡아서 교과목을 가르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 과목별로 선생님이 다르고 Homeroom 선생님이 계시지만, 반이 큰 의미는 없다.


교육 방식에 있어서 주입식이 아니라, 아이들한테 패드, 컴퓨터 등 각자의 전자기기가 주어지고, 스스로 지식 탐구를 하고, 그 베이스로 자료를 만들어서 발표를 하는 식의 수업이 진행된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 주로 리서치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 점점 엄마보다 구글 웹서핑의 달인이 되었다.


교과목 수업도 교과서 없이 선생님의 자율성에 맞긴 자료에 의한 수업으로 진행되고, 수학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수준에 맞게 조금 더 어려운 걸 풀 수 있는 학생은 '도전 문제'를 풀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자신의 선까지만 학습을 했다. 교과서가 없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숙제를 보거나 혹은 상담이나 학교에 가야만 알 수 있었다. 어릴 때는 숙제를 도와주는 엄마도 많고, 영어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과외를 시작하기도 한다.


악기 수업과 스포츠, 연극

또, 지식적인 수업보다 교과 외 활동에 차지하는 음악과 스포츠 수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1인 1 악기의 수업도 하고, 다양한 P.E(Physical Education) 수업을 시즌마다 종목을 바꿔가며, 그 안에서 레벨을 나누어서 수준에 맞는 신체 활동을 많이 한다. 또 학년 별로, 반별로 무대에 올라가는 연극, 연기 수업도 자주 해서 엄마들이 학교에 갈 일이 많은 편이다. 늘 메일 알람을 수시로 체크하지 않으면 학교 행사를 놓칠 수 있다.


그중에 악기를 좋아하면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기도 하고, 합창 활동인 콰이어(Choir)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국제학교는 많은 활동을 제공해 주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즉, 개인의 선택에 따라서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경험하는 만큼 최대한을 얻어갈 수 있는 곳이다. 학교 수업만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하면 참 많이 아까운 곳이다.


중국어 수업과 제2외국어 수업

중국 국제학교인만큼 최소 주 4회 이상 중국어 수업을 하는데, 한국에서처럼 단기간에 빠른 효과를 내는 스파르타 수업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지만, 개인 역량에 따라서 중국어에 관심이 많으면 현지에서 중국어를 제대로 배워갈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학년이 올라가면 중국어 외에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을 더 배울 기회도 있고, 현지 원어민이 수업을 해주거나 원어민이 아니더라도 수년간 그 문화에 젖어 산 선생님들이 많다.


각종 이벤트 행사

핼러윈, 인터내셔널 데이, 중국 행사, 크리스마스, 각종 수업에 관련된 코스튬을 입고 가는 날도 많고, 학년 별로 섞인 수업도 많이 해서 나이차의 갭이 한국보다는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또 학년이 어린 동생들을 위해서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도서관에 대자로 누워서 책을 읽기도 하는 등 참 자유로운 생활을 한다. 학년에 따라서 클럽활동이 늘어나서 원하는 클럽에 속해서 활동을 할 수도 있다.


학교 급식이 너무 맛있어!

오전 시간에 쉬는 시간인 break time 때 쿠키나 과일 등 간단한 간식을 싸가서 먹기도 하고, 외국 친구들은 사과 1개를 씻어서 그냥 들고 통째로 먹기도 하고, 오이와 당근, 셀러리를 잘라서 오는 진기한 광경도 볼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가면 반별 이동 수업을 하느라 쉬는 시간이 없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모두가 같은 급식을 먹었다면, 국제학교는 인종의 다양성으로 인해서 종류가 다양한 뷔페식이다. 아이들이 크면, 학교 주변의 카페에서 먹는 경우도 있고,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도시락을 싸 오기도 한다. 학교 급식 비용도 학비에 포함되어서 무료인 경우도 있고, 학교 카드에 충전을 해서 비용을 내기도 학교마다 다르다.


가끔 특정 나라의 음식이 이벤트처럼 나와서, 한국 음식인 떡볶이나 비빔밥 등이 나오면, 오늘은 한국 음식을 먹었다고 엄청나게 좋아하고, 밥을 먹으러 학교에 가는 아이처럼 학교 급식을 정말 좋아한다. 원래도 빵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국제학교에서 샌드위치나 서양식의 간편한 음식을 많이 먹다 보니 점점 밥과 반찬, 국을 먹는 한식 스타일을 어느 날부터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로 비빔밥으로 먹는 방법을 달리해서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입맛이 바뀌어서 찌개류나 고기 종류를 제외하고는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


ASA 방과 후 수업

학교가 끝나면 방과 후 수업인 ASA(After School Activies)를 하는데, 스포츠가 강세이다. ASA에서 스포츠를 하면 좋은 점이 try out을 한 뒤, 레벨에 맞는 반에 들어가서 그 학기 동안 집중적으로 한 스포츠를 배우고 즐긴다. 시즌 끝에는 주변 국제학교들과 친선 경기를 한다. 친구들과 가장 친해지고 타학교의 친구들과 얼굴도 익히고 그곳에서 한국 친구를 만나서 인사를 하기도 한다.


그 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수업을 골라서 보드 게임, 영화, 역사, 로봇, 토론, 독서, 요리, 댄스 등의 원하는 수업을 하고 스쿨버스를 타고 하교를 한다. ASA와 스포츠, 클럽 활동은 학비에 포함된 무료 활동이라서 최대한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우리 또한 사교육 대신에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 많은 돈을 내는데, 일찍 집에 오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엄마의 마음이 크기도 했다.


수영

학교 수영팀에 들어가면 일주일에 몇 회씩 트레이닝을 받아서, 교내 수영대회, 국제학교 간의 수영 대회에 출전하는 경험도 쌓고, 무료로 수영 실력을 키울 수 있다. 각 학교별로 자부심이 강해서 대회에 구경을 가면 상당히 짜릿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학년이 높아질수록 IM(Individual Medley) 커트라인이 높아서 들어가기 힘들다. 따로 비용을 내지 않으니 가능하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그래서 학교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주말도 바쁘다. 주말에 아이 행사로 데려다주어야 할 일도 많고, 그 틈에 학교 구경도 가고 아이의 학교생활도 볼 수 있고, 다니는 동안 최대한의 경험과 효과를 볼 수 있다.



외국 엄마들은 아이들의 놀이 시간에 있어서도 관대한 편이지만, 보통 평일에는 학교에서 하는 ASA를 많이 참여하는 편이라서 학교에서 놀다 오는 날이 많다. 한국 친구들은 귀국 문제 등으로 인해서 학원을 많이 다니는 편이지만, 틈틈이 ASA를 많이 하기도 한다.


친한 아이들과 Play date나 주말에 Sleep-over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많이 놀기도 하고, 생일파티도 다양한 장소에서 정말 많이 한다. 아이도 원 없이 놀러 다니고, 아이말대로 유치원생 같은 생활을 많이 했다. 학년이 올라가면 분위기가 다르고 공부하는 아이들은 차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도 한다.


아이는 지금도 쉬는 날, 주말, 그리고 방학을 싫어한다. 뭐가 그렇게 좋고 재미있는지, 매일 학교가 가고 싶은 아이이다. 국제학교에 보내는 엄마들은 맨날 똑같은 소리를 한다. 나도 저런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진심이다.


*학교 수업과 커리큘럼, 분위기 등은 제가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진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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