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폭설에 학교도 문 닫았다.

온라인 수업, 열차 취소, 배송마비

by Mollie 몰리
폭우, 우박에 이어 폭설까지?

중국에도 이상기온이 한참이다. 초기 중국살이에 베이징은 피부가 찢어질 정도로 아주 건조한 곳이라고 듣고 왔다. 물론 한국에 갔다가 베이징에 들어오면 '사회주의'에서 볼 수 있는 경직된 공안부터 시작해서 뭔가 모를 폐쇄적인 분위기에 답답함과 더불어, 공항에서부터 느껴지는 피부의 건조함이 있다. 원래 비도 자주 오지 않아서, 우산을 쓸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에 살고부터는 비가 자주 꽤 많이 왔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의 여름 기온처럼 습하고 끈적한 하루하루에 여기가 중국 베이징 맞아? 이런 생각을 했었다. 갑자기 창문이 깨질듯한 정말 큰 우박을 보기도 하고, 차 타고 가다가 우박이 튕겨서 놀래기도 하고, 신기한 기온 변화의 경험을 많이 했었다.


생전 중국에서 살 일도 없던 습기 제거제와 방충을 위한 향초를 사기도 하고, 건조함과 습함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하루를 보냈다.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라, 갑작스러운 비에 단지에서도 물이 배수가 되지 않아서 물을 퍼내기도 하고, 올해 여름 한국에 잠깐 갔을 때 때아닌 중국 폭우로 주차장에 물이 고여서 차를 빼라고 안내가 오기도 했었다.

Photo by Mollie

나는 한국 뉴스를 잘 보지 않아서, 한국에서 중국이 어떻게 비치는지, 어떤 소식들이 전해지는지 잘 몰랐다. 중국에 살고 있다고 해도 집에서만 있으니, 이틀 전에 내린 베이징의 첫눈을 보면서 와, 드디어 첫눈이다! 크리스마스는 없지만, 연말 분위기 나네! 라며 좋아하고 있었다. 한국 뉴스에서도 '베이징 폭설로 약 400편 항공기 운항 차질, 열차 취소 잇따라' 등 베이징의 이례적인 폭설 보도를 하고 있었다.


창밖을 보니 새하얀 겨울 왕국이다. 오랜만에 뽀득거리는 눈을 밟으며, 누가 만든 지 모르는 귀여운 눈사람도 찍어보고, 중국이라 널린 게 대나무숲인 눈 쌓인 대나무도 찍어보고, 혼자 낭만에 빠져있다가 소금 뿌리는 아저씨들 보고, 눈이 오면 행복한 사람 절반, 귀찮은 사람 절반으로 나뉘는 생각에 현실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Photo by Mollie
코로나 이후로 학교는 첫 온라인 수업 전환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 수업에 지각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었다. 1교시에 시험을 보는 과목이었는데, 멀리 사는 아이들의 스쿨버스가 도로 사정으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아이들은 대거 지각을 하게 되었고, 시험 보는 시간을 뒤로 미뤘다고 했었다. 본인의 학교버스도 거북이처럼 아주 천천히 운행을 했다고, 기온이 내려가면 도로가 언 상황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에 대비를 한 듯했다.


아이의 학교에서도 베이징의 날씨 예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안내 메일이 왔었다. ASAs(After School Activities)의 취소 여부를 몇 시까지 안내주겠다, 아침 6시 30분에는 오늘은 학교가 오픈한다 등 메일이 와서, 방학을 코 앞에 둔 아이가 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하기를 바랐다.


어제! 아이의 학교에서 12월 14일 목요일인 오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메일이 왔고, 과자파티가 예약되어 있는 내일 방학식 날의 학교 등교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안내가 되었다. 과자 1 봉지 사놓고 방학식만 기다리고 있다가, 학교를 너무 사랑하는 아이는 입이 뾰로통하다.


남편의 기차표가 취소되었다.

남편의 회사에서도 대대적인 폭설로 어제는 퇴근을 일찍 시켜줘서 평상시보다 이른 귀가를 했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고, 내일 또 중국 다른 지역에서 워크숍 일정이 있어서 출장을 가는데 떠날 수나 있을지 의문이었다. 기차 타고 6시간을 가야 하는 나름 긴 일정이다.

내일 기차는 정상 운행해?

그러겠지? 아직 안내는 없어.


아침이 됐는데, 남편이 아직도 자고 있다. 일찍 기차표를 확인하니, 열차가 자동 취소가 되었고, 오후 기차표를 다시 예매해서 갑자기 생겨버린 오전의 자유시간에 남편은 행복해하고 있다.


아침에 떠난 남편은 2시 기차가 또 지연되었고. 밤 10시가 넘어도 목적지의 절반도 오지 못했다고 많이 힘든 목소리다. 기차가 밀려있어서 한참을 서 있었고, 같이 만나서 가기로 했던 회사 직원 약 10명도 서로 만나지 못했다. 사람도 너무 많고, 도착하면 새벽 1시가 넘을 예정이라고. 호텔 도착하면 새벽 2시가 될 것 같다는데, 이런 상황이면 일정 바꾸지 참 무모한 것 같다. 안쓰럽다.


배송도 마비되었다, 어려울 때 피어나는 정

어제 한인업체에서 전복죽과 반찬을 배달해서 먹었다. 문제없던 배송 시간에도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평상시면 30분이면 오는 음식들이 1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았다. 업체에 배송 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하니, 눈 때문에 기사들이 전화를 받지도 않고, 도착시간이 점점 늦어진다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결국 2시간이 지나서 도착한 내 전복죽. 배가 고파서 얼마나 허겁지겁 먹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친절한 배송기사는 미안해하며 전달해 주던 추운 날씨게 고생하는 모습이다.


오늘은 아이가 온라인 수업을 해서 한인타운에서 분식세트를 시켜 먹기로 했다. 배달비는 평상시의 2배로 올랐고, 그 오른 가격에도 불구하고 배송기사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연락이 왔다. 한참을 지나서 고마운 '감동'의 위챗이 하나 도착했다. 배송비도 너무 올라서, 60 rmb가 나왔는데, 48원으로 할인해 주시고, 서비스를 듬뿍 담은 김밥집, 나의 단골집이다.

점심으로 드시는 것 같은데, 뭘 조금 먼저 드셔야 할 것 같아요. 반조리 떡볶이와 제육 김밥 1개 더 넣었습니다.
Photo by Mollie

대대적인 중국 베이징 폭설 속에 피어나는 정도 있고, 학교도 문 닫고, 열차도 취소되고, 해외에 오래 사니 별 일이 다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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