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학교 Art Class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사생대회를 위해서 창경궁, 덕수궁 같은 곳을 방문해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그림 그리기를 하거나 백일장 대회에서 원고지 종이를 준비해서 글짓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중국 국제학교에 다니는 아이 역시 미술 수업에서 자금성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한 곳이고, 늘 사람이 붐비는 곳, 1일 정해진 입장권의 매수만 입장이 가능한 곳인 자금성(Forbidden City)은 우리도 베이징에 살면서 딱 1번 가보았다. 유명한데 잘 가게 되지 않던 곳이라서 중국 뜨기 전에 자금성은 가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코로나 시절에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이메일이 도착했다.
Art 수업에서 문화, 전통, 변화, 그리고 수학과 상징에 대한 프로젝트 수업 과정을 위해서 아이들은 필드 트립을 통해서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할 예정입니다. 학생들은 베이징 건축의 상징적인 2곳을 방문하여 하루를 보낼 것입니다. 아침에는 자금성(Forbidden City)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고대 황실 건축물과 구조물들의 공간감을 얻고, 오후에는 베이징의 현대 건축의 좋은 예이고, 갤러리와 공공 조각 전시회가 있는 파크뷰 그린(Parkview Green)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이하 생략)
국제학교의 이메일은 굉장히 자세하고 구체적이고, 무엇을 하는지가 한눈에 상상할 수 있게 보내준다. 위의 일정과 더불어, 학생들을 지도할 선생님들의 각각의 이름, 점심 먹을 장소(Parkview Green, 도시락도 가능), 그리고 학교에 다시 도착하는 시간까지 정확히 안내를 해준다.
자금성 같은 경우에는 개인의 여권으로 직접 예약을 해야 해서 위챗(wechat)의 미니 프로그램으로 정해진 날짜의 티켓을 미리 구매하라고 안내가 왔고, 이미 학교에서 아이들과 시뮬레이션으로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또 여권 실물 혹은 개인 핸드폰에 여권 사진을 찍어야 자금성 입장이 가능하므로 그에 대한 안내도 주신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시뮬레이션을 봤는데도 표 사는데 애를 먹기 시작했다. 우리도 한 번 다녀왔어도 페이지마다 번역해야 하고, 표의 종류도 많고, 또 위챗에서 무슨 이유인지 아이의 계좌가 자꾸 막혀서, 결제 막힌 게 풀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예약을 했어도 한 게 맞는지 애를 먹었다. 아이는 같은 미술 클래스의 중국 친구한테 얼른 위챗을 보내서, 자기가 한 게 맞는지 봐달라고 확인을 하고, 일주일 뒤에 있을 아트 필드 트립에 자금성 표가 없어서 못 갈까 봐 조마조마하다가 결국 티켓팅에 성공했다.
스쿨버스를 타고, 학년별로 아트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함께 이동해서 자금성에서 친한 친구들끼리 그룹으로 모여서 각자 이동하며 자신이 그릴, 혹은 페인팅할 사진도 찍어오고, 사람이 많아서 치이기도 했다며, 아들은 큰 수확 없이 사진 몇 장을 찍어왔다. 베이징의 중심에 위치한 자금성까지 가는데 차도 밀리기도 했지만, 하루의 야외 일정으로 들떴던 날이다. 아들이 자신의 수업 자료를 위해서 직접 찍어온 사진의 일부이다.
특히 파크뷰 그린은 우리가 가봤을 당시에도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쇼핑몰이었다. 외관이 유리 피라미드 모양에, 내부의 여러 설치 미술과 조각들은 꼭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예술 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는 화려한 곳이다.
그중에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보텐 돈가스 매장이 1층에 있는데, 아이가 그걸 지나쳤을 리가 없다. 중국인, 그리고 미국인 친구와 함께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보텐 가볼래?" 결국, 자신의 최애 치즈돈가스를 먹고, 치구들도 다 따라서 시키고 굉장히 만족스러운 점심을 먹고 왔다.
아트 트립이지만 먹거리 투어였다고 해도 괜찮을 만큼 아이는 돈가스에 더 진심이었다. 미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그냥 만화 그리기만 좋아한 아이가 음악을 포기하고 선택한 미술 수업을 통해서 또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미술 수업을 통해서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그림의 기초를 배우기도 하고, 나도 미술에 소질이 없어서 그냥 다 기특해 보인다.
초등학교 수학시간에 마스터했어야 할 직육면체의 겨냥도도 아직 제대로 못 그렸는데, 아트 수업의 첫 시간에 Drawing의 기초부터 배워서, 선생님이 직접 아이의 스케치북에 샘플을 그려주면서 틀린 부분을 수정하며 배워가는 과정과, 막대기로 사람을 표현하던 아이의 그림 실력이 조금씩 실물의 사람과 비슷하고, 비율도 알고, 동적인 부분까지 배우니 초보 엄마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미술적 감각이 있는 친구들은 정말 많이 성장할 것 같다. 학교의 벽면을 채우고 있는 학생의 작품들을 보면 아마추어의 솜씨가 아닌 작품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