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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린 Sep 14. 2020

게임 QA인턴 후기(part 1)

반년 간 게임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나

서론

게임 업계 쪽으로 취업하려는 필자 입장에서 생각보다 게임 업계 취업 정보는 찾기 어렵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써본다.

필자는 올해 상반기에 10곳에 자소서를 제출했으나 최종 합격은 하질 못했다. 그러나 과거 운 좋게 모 기업에서 게임 QA 인턴으로서 약 반년 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나로서는 QA기간 동안 내가 했던 행동, 생각을 가볍게 정리하고자 이곳에 글을 쓰지만, 혹여나 게임 QA를 준비하거나 관심을 갖는 누군가에겐 조금이나마 되길 바라며 하나씩 적어보려 한다.


QA? QnA?

생각보다 QA라는 직무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게임 업계 쪽으로 생각을 한 사람들 조차 대부분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분야를 알고, 비개발 분야인 마케팅, 인사(HR)등은 알지만 정작 QA는 생소하다. 그래서 내가 QA인턴이 됐다고 했을 때 QnA 하는 직무냐고 묻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QA는 Quality Assurance의 약자로, 번역하면 품질검수 정도가 되겠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직군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해당 소프트웨어가 유저의 손에 닿기 전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수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즐겨 플레이하는 어떤 게임이 있다고 가정하자.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게임 서비스를 운영할 텐데,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에러를 발생시키거나,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주는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다. 이때 QA팀이 사전에 문제를 검수하여 최대한 멀쩡한 상태의(?) 게임을 유저에게 제공하도록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테스터 아냐?'라는 생각이 들 법하다. 실제로 QA에 대한 인식이 그런 경우도 꽤 있는 듯하다. 하지만 게임의 품질을 검수한다는 건  단순히 버그를 잡는데서 그치지 않고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밸런스, 퀘스트 동선 등까지 전부 책임지고 검수해야 한다. 테스터보다는 능동적이고 그만큼 책임이 더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무슨 일을 했는가?

그래서 QA는 무슨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필자는 고작 한 회사에서 반년 정도 활동한 인턴이다. 따라서 해당 업무의 A부터 Z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긴 어렵다. 또한 회사마다, 팀마다 조금씩 업무는 다를 수 있다. 이점 참고해서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총 3개의 게임을 담당했었다. 각각의 게임마다 작업 내용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공통 업무는 다음과 같다.


게임 내 이슈(버그를 포함한 여러 문제점) 체크

테스트 케이스(이하 TC) 작성과 TC를 기반으로 콘텐츠/시스템 검수

유저 동향 파악 및 레퍼런스 조사

보고서 작성


좀 더 풀어쓰면 이렇다.


오전에 출근한 뒤, 당일 업무 내용을 확인(주로 어떤 부분을 집중 검수할지 파악)한다. 이후 검수 내역을 테스팅한다. 예를 들어 게임 내 신규 캐릭터가 추가됐다면, 해당 캐릭터로 직접 클라이언트에서 시험한다. 스킬은 제대로 나가는지, 스킬 수치는 정상적으로 적용돼 있는지, 코스튬을 입혔을 때 텍스쳐가 깨지는지 등등 매일 검수할 내용은 다르다.

도중도중 문제점을 발견하면 이를 팀 보고서 양식에 맞춰 이슈를 기입하고 팀원과 공유한다. 보고서 양식은 프로젝트마다 달랐다. Excel을 주로 사용했고, 이후 규모가 큰 프로젝트에선 Jira라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렇게 당일 업무를 다 마치고 나면 자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담당한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유저 커뮤니티를 살펴보며 동향을 살피곤 한다.

'일하랬더니 게임하고 게임 커뮤니티 본다고?' 싶을지 모르지만, 업무의 일환이다. 게임 검수의 범위는 무척 포괄적이고,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 만큼 해당 게임과 유저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요구한다.

실제로 내가 담당한 게임의 경우 PVP 콘텐츠에 대한 유저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팀 내 직원분들 조차도 해당 콘텐츠를 꺼려하셔서 높은 이해도를 지니신 분이 없었고, 그래서 내가 따로 시간을 내서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다른 사람을 통해 확인한 문제점과 직접 경험해서 알게 된 문제점은 질이 다르다. 특히 오랜 기간 경험할수록 문제점을 깊게 이해하고 그만큼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 해당 게임은 퇴사 전까지 담당했고, 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PVP를 자발적으로 담당하며 개선점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밸런스 같은 수치적인 부분부터 특정 스킬의 높은 의존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 등 여러 문제를 팀 내에서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게임 QA가 될 수 있는가?

가장 좋은 방법은 공고를 확인하는 것이다. 각 게임회사의 채용공고 페이지에 들어가면 각각의 기업이 해당 직군에 필요한 요건, 업무 내용, 우대사항 등을 기입해 뒀다. 주변에서 혹은 온라인에서 멘토로 활동하시는 분들께 여쭤보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필자는 공고를  확인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직접 명시한 것만큼 확실한 건 없으니까.

필자도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유년기부터 항상 게임을 달고살면서 자연스레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다. 하지만 으레 우리 부모님 세대가 그러하시듯,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쉽사리 게임업계에서 일하겠다는 말씀을 못드렸다. 그러다 우연히 공고를 보고 '지금이다!'는 생각에 곧바로 자소서를 작성하고 지원했고, 이후 면접을 통과하여 인턴이 됐다.

공고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인 요구사항은 다음과 비슷한 것 같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

그리고 실제로 게임을 오랜 기간 즐겨왔는지의 여부

팀워크에 필요한 태도(협조적인 태도를 가졌는지 등)

오피스 프로그램 사용 가능 여부(Word, Excel, PPT 등)


쉽게 말해서 일단 게임을 남들보다 확실히 좋아할 만큼 많이, 그리고 깊게 해 봤는지를 따진다. 이게 전제가 되면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하든 빠르게 숙달할 수 있고, 이슈 체크에도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오피스 프로그램의 경우 보고서 작성 및 공유 때문일 것이고. 팀워크는 어느 회사든 보통 기본적으로 요구한다.

필자의 경우 자소서와 면접에서 게임에 대한 필자의 시각과 실제로 어떻게 게임을 접하고 바라보는지 등을 어필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이만 여기서 마친다. 다음 글에선 게임 QA 인턴을 위해 자소서와 면접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좀 더 상세하게 서술하겠다. 혹시나 궁금한 내용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음 글에 반영해서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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