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 Falla, Ponce & Rodrigo

음악리뷰

by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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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el Barrueco Plays De Falla, Ponce & Rodrigo


1.El sombrero de tres picos: Mediodia

2.El sombrero de tres picos: Danza del molinero. Farruca

3.El sombrero de tres picos: Danza del corregidor

4.El sombrero de tres picos: Danza de la molinera

5.Sonatina meridional I. Campo. Allegretto

6.Sonatina meridional II. Copla. Andante

7.Sonatina meridional III. Fiesta. Allegro con brio

8.Invocacion y danza

9.Homanaje "Pour le Tombeau de Claude Debussy"

10.3 Piezas espanolas: No. 1, Fandango

11.3 Piezas espanolas: No. 2. Passacaglia

12.3 Piezas espanolas: No. 3. Zapateado



클래식 기타 연주자인 마누엘 바루에코의 앨범. Manuel De Falla의 작품, Manuel Ponce의 'sonatina meridional', Joaquin Rodrigo의 'Invocacion y danza', '3 piezas espanolas'가 음반에 담겨있다.

그 중에서도 Joaquin Rodrigo의 'Invocacion y danza' 연주는 이 음반의 백미. 이 음반 최고의 곡, 최고의 연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마누엘 바루에코의 연주는 스탠다드, 레퍼런스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3 piezas espanolas' - No.3 Zapateado의 연주는 또 어떠한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정확성을 바탕으로 한, 마치 컴퓨터와도 같은(긍정적인 의미로. 그러면서도 연주가 다이내믹하면서도 매우 유려하다)균형감 있는 연주를 들려준다. 연주를 들으면 곡의 왼손 운지, 오른손 핑거링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을 수 있다. 마누엘 바루에코는 난곡 중 하나인 Joaquin Rodrigo의 '3 piezas espanolas'를 아주 심플하면서도 매우 쉽게 연주해낸다. 이 곡이 이렇게 간단한 곡이었나? 하는 마술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연주다.(막상 연주해보면 역시나 너무 어렵다)


항상 마누엘 바루에코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의 연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매우 많은 공부가 된다. 이 음반에선 마누엘 바루에코의 다이내믹하면서도(그러나 연주가 거칠지 않고 매우 정갈하며, 음색이나 음량, 아티큘레이션 측면에서 과도한[지나친]대비나 강조를 하지 않아 물 흐르듯이 유려하면서도 매우 자연스러운 연주를 들려준다. [물론 강한 다이내믹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강하게 연주하는 과감함도 엿보인다]) 마누엘 바루에코의 또 하나 대단한 점은, P[피아노]와 F[포르테]의 셈여림 표현시 톤의 변화, 음색, 음질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본인이 필요할 때만 음색, 음질의 변화를 준다. 마치 필요한 공구를 그때그때 꺼내쓰듯. 기타를 연주해보면 알겠지만 셈여림이 달라지면 음색, 음질이 달라지기 쉽다. 보통 일반적인 경우 셈여림 표현시 P는 빈약한, 너무 가벼운 소리로, F는 지나치게 거칠거나 무겁고 강한 소리로 내기 쉽다. 셈여림 표현이 달라져도 같은 소리, 고른 소리, 균일한 음질로 연주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이렇듯 음색,음질을 고려하지 않은 셈여림 표현은 아무리 표현에 중점을 두고 연주해도 그저 독이 될 뿐이다. 연주는 그저 감각에만 의존해서, 필에 취해서 손 가는 대로, 느낌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다. '대략 이 정도로 하면 되겠지'가 아니고, '왜 이렇게 연주해야 할까'하는 의문을 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주는 어디까지나 기본적으로 악보에 충실해야 한다. 연습시 철저한 분석과 모니터링, 계획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노래를 예로 들면, 학교종이 땡땡땡 4마디를 예로 들어보자. 노래를 부르는 연습을 하는데, 한마디 마다 아니면 심지어 음표 하나하나 마다 목소리가 계속 바뀌고 강세가 들쑥날쑥하다면, 과연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할 수 있을까. 결코 아닐 것이다. 아무리 음정과 박자를 잘 맞춰서 노래했다 한들, 결코 잘 부른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머릿 속으로 생각하기에는 아주 단순한 문제지만, 실제로 연주에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럼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악보를 보면서 본인의 연주를 끝까지 귀로 잘 듣고 모니터링하는 것이다.내가 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지, 음질이나 음색이 셈여림 표현시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본인이 내는 소리를 항상 잘 듣고 판단하여 적용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듣는 연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 마누엘 바루에코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고 균일한 연주의 끝판왕이라 해야 할까. 또한, 마누엘 바루에코의 연주는 연주자 본인의 자아가 투영되기보다는, 작곡가의 의도와 곡 본연의 해석에 최대한 집중하는 매우 '투명한' 무채색의 연주를 들려준다. 재미있는 사실은, 마누엘 바루에코의 무채색의 투명한 연주가 - 작곡가와 곡의 분위기, 곡의 장르에 따라 오히려 변화무쌍하게 여러 가지 색깔의 다채로운 색상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새하얀 흰 도화지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수많은 색상으로 아름답게 채색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단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매우 정교하면서도 섬세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아주 세밀하고 정교하게 세공된, 그러면서도 투명하게 빛나는, 또한 깃털같이 가볍고 우아하면서도 매우 단단하고 두께감 있는 크리스탈 같은 연주를 들려준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듣기만 해도 많은 공부가 되는 음반이다. 매우 훌륭한 앨범이다. 그리고 대단한 연주자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마누엘 바루에코 연주회에 3번 갔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고 꽤 오래되어 연주회 세부 레파토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너무나 좋은 연주회였다. 음반과 차이가 전혀 없어서 더 놀라워 했었던 기억이 난다. 대단한 연주였다.(직접 보니 생각보다 손도 매우 크고 덩치가 있으셔서 기타가 작아보였다)

클래식 기타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이 앨범을 꼭 한번 들어보시길 바란다. 또한 클래식 기타 전공생 또는 클래식 기타 연주자에게 바이블과도 같은, 필청의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상,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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