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사회를 위한 교육과 공공성
재벌 총수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아이러니하다. 거대한 부와 권력을 손에 쥐었음에도, 그것이 곧 행복으로 이어졌는지 의문이다. S그룹 2세 경영인 OOO 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로 죽지도 못하고 뇌사상태로 오랜 병상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들 OOO 회장 역시 편법 상속 문제로 오랫동안 법정을 오가며, 이혼 후에도 여전히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딸 또한 화려한 경영자 이미지와 달리 사적인 영역에서는 이혼 등으로 평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평생 불법과 편법을 통해 축적한 재산을 온전히 누려보지도 못한 채 불행하게 생을 마치거나,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저녁 식사 한 끼, 자식들이 건강하고 건전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 이웃을 도와 서로가 더 나아지는 것을 확인하는 보람. 이런 것들이야말로 인간의 근본적인 행복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겪어온 천민자본주의, 야수적 자본주의의 폐해는 이 단순한 행복마저 빼앗아 갔다.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을 명예롭게 여기는 북유럽 복지국가와 달리, 한국에서는 조세 회피가 능력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근대 이전 혈연 공동체적 사고에 기대어, 여전히 가족과 가문만을 위한 부의 축적이 흔히 일어난다. 이는 사실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공공성의 결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익을 위해 일가친척과 거리를 두었던 현직 대통령의 사례가 유별나게 보일 정도다.
공공성을 무시한 사회는 필연적으로 불신과 분열을 낳는다. 주거, 치안, 의료 같은 영역을 개인의 특권으로만 누리려는 시도는 장기적으로도 경제적이지 않고, 사회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남미의 사례에서 보듯, 부자들이 높은 담장을 쌓고 사설 경비를 고용해도 범죄와 불안은 오히려 심화된다. 공공이 무너진 사회는 결국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따라서 사람들의 마인드셋과 인생관을 건강하게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경제적 부유함만큼이나,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드는 가치관 교육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난폭 운전과 치안 문제로 악명이 높지만, 횡단보도에서만큼은 반드시 차량이 멈춰 보행자를 배려한다. 이는 제도의 강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릴 때부터 길러진 교육의 힘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도 이제는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나와 내 자식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심어야 한다. 이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을 때, 진정으로 품격 있는 사회가 가능하다.
한국은 이미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사회적 품격과 공공성 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 교육을 통해 이웃을 배려하고 상생하는 태도를 심어주어야 하며, 세금을 명예롭게 내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한다. 단순히 더 부자가 되는 것을 넘어, 더불어 살아갈 때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하다는 믿음을 공유해야 한다.
천민자본주의와 야수적 자본주의가 남긴 상처는 깊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치유할 수 있다. 행복은 결국 권력과 재산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일상의 품격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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