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금식의 달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라마단'이라는 금식월이 여전히 엄격히 지켜지고 있다. 라마단은 음력인 이슬람력(히즈라력)으로 제9월에 해당하며, 예언자 무함마드가 쿠란의 첫 계시를 받은 신성한 달이다. 초승달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이 라마단의 시작과 끝을 결정한다. 종교 지도자가 직접 육안으로 관측하여 이를 알리기 때문에 국가마다 하루 정도의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슬람력은 윤달이 없어 라마단 시작일이 매년 11일씩 앞당겨지는데, 해가 떠 있는 동안은 물조차 마실 수 없는 금식을 수행해야 하기에 한여름에 라마단이 겹치면 그 고통은 배가 된다.
임산부나 환자는 금식에서 제외되기도 하지만, 나중에 별도로 그 기간만큼 금식을 수행해야 한다. 일몰 시점(마그립, Maghrib)에 기도를 마친 후에는 '이프타르(Iftar)'라고 불리는 저녁 식사를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한다. 라마단은 자선과 친교의 기간이기도 하여 밤늦게까지 교류가 활발하며, 이 과정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금식월임에도 오히려 식료품 소비가 급증하고 전 국민의 체중이 늘어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음식을 나누고 기부하는 자선 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공동체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사무실 내 무슬림들의 근무 시간은 보통 두 시간 정도 단축된다. 그러나 짧아진 근무 시간 속에서도 금식으로 인한 허기와 전날 밤의 피로 탓에 업무 효율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무한 경쟁 환경에서 한 달간의 업무 공백은 국가와 개인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으나, 종교와 전통문화의 영향력은 여전히 그 무엇보다 강력하다.
라마단이 끝나면 '이드 알 피트르(Eid al-Fitr)'라는 3일간의 명절 연휴가 이어진다. 아이들은 새 옷을 입고 명절 인사를 다니며, 외국인들은 이 기간 앞뒤로 휴가를 사용하여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현대 사회 속 라마단의 풍경을 잘 보여주는 광고가 하나 떠오른다. 2018년 공개된 '코카콜라 선셋(Coca-Cola Sunset)' 캠페인 광고다. 두바이를 배경으로 한 이 영상은 라마단 기간에 여행 중인 비무슬림 여성과 금식 중인 무슬림 여성이 서로를 배려하며 이프타르를 함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의 링크는 다음과 같다.
Coca-Cola Sunset (2018): http://www.youtube.com/watch?v=0XDI1l_zj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