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와 파타야의 향연
오늘 오랜만에 처갓집 식구들과 함께 태국 음식을 먹으러 갔다. 동네에서 정통 태국 음식으로 알려진 레스토랑에서 돼지뼈를 우려낸 국물의 쌀국수, 닭날개 튀김, 그리고 팟타이를 맛있게 즐겼다. 나는 국내외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편이지만, 태국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특히 높은 편이다.
처음 태국 음식을 접한 것은 약 30년 전, 싱가포르 출장을 혼자 갔을 때였다. 지점의 젊은 직원들이 나를 태국 음식점에 데려가 파인애플 라이스와 이름 모를 요리를 권해준 게 시작이었다. 이후, 아부다비 지점에서 근무할 때 호텔에 딸린 고급 태국 음식점을 손님 접대용으로 자주 이용하며 태국 음식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당시 태국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직원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추천해 주었는데, 나는 그 메뉴들을 메모지에 적어 지갑에 넣고 다니며 태국 음식점을 갈 때마다 활용하곤 했다.
내가 주로 시키던 메뉴는 쏨땀, 깡꽁, 얌운센, 똠얌꿍, 꾀테오, 그린 카레, 팟타이, 그리고 풋팡퐁 가리였다. 여기에 고수를 추가해 맛을 더하곤 했다. 이 메뉴들은 실패한 적이 없을 만큼 만족스러워 자연스럽게 외우게 되었고,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요리를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것이 꽤 있어 보이는 일이었다는 기억도 떠오른다.
태국 음식의 다양성과 맛을 좋아하지만, 요즘 건강식을 선호하다 보니 MSG와 기름기가 걱정되어 태국 음식을 자주 먹지는 않는다. 대신 수육이나 멸치국수 같은 담백한 음식이 대세인 것 같다. 그럼에도 몇 달에 한 번씩은 태국 음식이 떠올라 눈을 감고 한 끼 즐기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