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 너머의 매력
제대로 된 인도 음식을 처음 접한 건 1990년대 말 싱가포르에서였다. 다양한 아시아 음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 덕분인지, 처음엔 인도 음식이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다 2000년대 초 아부다비에 거주하면서 카레, 달(Dal), 탄두리 치킨, 난(Naan), 라시(Lassi) 같은 대중적인 메뉴들을 가끔 맛보며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인도 음식에 대한 시야가 본격적으로 넓어진 계기는 2010년경, 뭄바이 장기 출장에서였다. 호텔에서 지내는 동안 하루 세끼를 인도식으로 먹으며, 인도 음식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을 체감했고, 맵고 짠 한식의 대안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메뉴들도 많다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나, 요즘엔 채식주의자인 외국인 상사 덕분에 회사 근처 인도인이 운영하는 정통 인도 식당에서 다시 인도 음식을 즐기고 있다. 카레의 향, 채식 요리의 깊이, 그리고 탄두리식 요리의 건강함이 점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인도 음식은 강한 향신료, 풍부한 채식 기반 메뉴, 다양한 카레, 건강한 조리 방식, 그리고 당도가 높은 디저트로 특징지을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폭넓은 세계가 있으며, 특히 채식주의자에겐 천국 같은 존재다. 건강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 덕분에 세계적으로 인도 음식이 사랑받는 이유도 납득이 된다. 다만 강한 향신료 때문에 입문이 쉽지 않은 건 단점이다. 고수 향 때문에 동남아 음식 자체를 멀리하는 사람들처럼, 인도 음식도 그런 ‘향신료 장벽’이 존재한다.
가끔은 치킨 카레와 난, 라시를 곁들여 인도산 맥주 ‘킹피셔(Kingfisher)’와 함께 여유로운 저녁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