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작은 사치

by 장기혁

몇 년 전, 가성비 좋은 일식집을 알게 된 이후부터 우리 가족은 기념일마다 오마카세를 즐기고 있다. 나와 아내, 그리고 딸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이 있는 1월, 3월, 5월, 9월에 한 번씩, 1년에 총 네 번 오마카세를 먹는다. 평소에는 한 끼에 2만 원 이상의 음식을 먹을 때도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는 나에게, 인당 5만 원짜리 오마카세는 (일반적으로 오마카세는 10만원이 넘는것 같더라) 과한 듯 보이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다.


이 가성비 오마카세는 총 20가지 요리가 나오는데, 사시미 2점, 스시 11점, 튀김, 국수, 장국, 애피타이저 2종, 디저트 2종까지 모든 요리가 정성이 가득하다. 게다가 셰프가 직접 요리를 하나씩 서빙해 주니 더욱 특별한 느낌을 준다.


요리에 진심인 아내도 가끔 외식을 원할 때가 있다. 대체로 집에서 해 먹기 어려운 중식, 일식, 생선구이를 선호한다. 그중 일식은 분기에 한 번 오마카세를 즐기기로 가족 간에 합의를 보았다. 중식은 맛있는 짬뽕과 삼선간짜장을 잘하는 중국집을 자주 찾고, 생선구이는 고등어구이를 맛있는 뷔페 음식과 함께 서빙하는 가성비 좋은 맛집을 주로 간다.


우리 집에서 가장 럭셔리한 외식이 바로 오마카세다. 어찌 보면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일상 속에서 이런 작은 즐거움을 누리며 가족 간의 유대를 돈독히 할 필요도 있다. 기존에 발굴해 둔 맛집들을 잘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가족 맛집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한 달 반 후, 아내의 생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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