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의 도시
지난 3월 초, 전라도 광주에 있는 무등산에 올라 눈꽃을 감상할 예정이었다. 광주는 재작년에 봄과 겨울, 두 차례 방문할 만큼 매력적인 도시지만, 지난번 계획에는 등산만 하고 바로 서울로 돌아와야 해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광주와의 첫 만남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국내 여행을 하던 중 사촌누나를 만나기 위해 잠시 들렀던 때였다. 번화가인 충장로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바로 서울로 돌아왔기에, 특별한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았다. 몇 년 후, 보길도 여행을 마치고 광주를 거쳐 돌아오는 길에 한정식을 푸짐하게 즐겼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재작년 방문이 무려 30년 만이었다.
그동안 내게 광주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혁명의 도시’였다. 금남로와 충장로, 도청 앞 도심은 계엄군과 시위대로 가득 찼던 역사의 현장이었다. 하지만 재작년 봄, 목포를 거쳐 광주에서 하루를 묵으며 돌아본 광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세련된 패션과 풍부한 문화, 맛있는 음식, 그리고 근현대사의 흔적이 공존하는 도시였다.
금남로 패션거리, 전통시장, 훌륭한 한정식, 도청 앞 현대적인 공공건물(아시아문화전당), 근대 건축물과 세련된 현대 건축물, 지역 문화를 재해석해 복원한 펭귄마을, 감각적인 동명동 카페거리, 광주 교외의 소쇄원까지. 그리고 무등산 등산까지 포함한다면, 3박 4일을 투자해 광주를 여행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2016년 귀국한 이후, 국내 여러 지방 도시를 여행하며 지역 문화와 자연경관, 그리고 음식을 즐기고 있다. 지금까지 통영, 광주, 전주, 목포, 순천, 벌교, 여수, 군산, 공주, 춘천, 강화, 인천, 안동, 강릉, 양양, 속초와 여러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앞으로도 가볼 곳이 무궁무진하다. 아내와 함께 지방 도시 위주로 여행을 자주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계획 중인 여행지는 경주, 단양, 그리고 문경이다. 연차휴가와 주말을 잘 연결해 다녀올 생각이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