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볼쇼이극장의 추억
고등학교 1학년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페라를 관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국립오페라단이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했던 라보엠이었을 것이다. 테너 신영조, 소프라노 박순복, 메조소프라노 곽신영이 출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학교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던 터라, 오페라의 아리아, 중창/합창곡, 그리고 서곡에 익숙했기에 공연이 지루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오페라를 관람했던 때였다. 대학 시절에는 성악과에 다니던 여자친구와 몇 번 함께 공연을 보러 갔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오페라 공연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해외여행 중에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관람할 기회가 생겼다.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파리 바스티유 극장,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라보엠, 가면무도회, 토스카 등을 감상했던 추억이 있다.
오페라는 음악뿐만 아니라 볼거리와 스토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 다시 블라디보스토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오페라와 발레를 즐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몇 년째 누리지 못하고 있는 문화생활을 재개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때까지는 유튜브로라도 오페라를 감상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