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렇게 무서울 줄은

(에세이) 설마설마했는데

by 황윤주

한평생 지병을 앓아왔던 남편의 사망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그로 인해 순간순간 기억력이 흐려졌다.


외출했다 집을 코앞에 두고도 어느 집이 내 집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집 주위를 몇 바퀴 돌았는지 기억조차 못한 체

결국 동생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게 점점 병이 들기 시작했다.


시어머님의 생전 말씀을 글로 표현해 본 것이다.

그렇다

어머님은 희미해진 기억 때문에 엉뚱한 말씀을 하시기 일쑤였고, 주변 사람들과 자주 다투셨다.


그러던 어느 날

거실에서 당신 방으로 걸어 들어가시는데 한쪽으로 기울어져 쓰러질 듯 걸으셨다.

순간 직감적으로 이상한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그 즉시,

바로 모시고 인근에 있는 작은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았다.

원장 선생님께서 진료하자마자 소견서를 써 주시면서 큰 병원으로 빨리 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

이것저것 검사결과 뇌경색 판정이 났다.

다행히 빨리 가서 일주일 입원치료받고 좋아지셨다.


그로부터 1년 후,

치매 판정을 받기까지 어머님 상태는 이상한 점이 많았다.

이상 행동을 하실 때마다 기록을 해 두었었다.


생리현상 조절이 잘 안 되어 실수가 잦았다.

평소 고집이 센 편이긴 하였으나 그 강도가 이상하리 만큼 세지고 자꾸 엉뚱한 말씀을 하셨다.

옷을 안 갈아입으시려고 하고, 씻는 것도 거부하셨다.

방청소를 아예 못하게 하셨다.

너무도 완강하게 거부하시고 손도 못 대게 하셔서 집안에 냄새가 진동을 할 정도로 힘들게 하셨다.

별별 방법을 다 써 보았다.

다른 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해 보았으나 서로 불편한 관계만 되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민하던 차에 병원에서 진료 및 인지도 검사를 받아 보았고 그 결과 치매

판정을 받았다.

치매 진행 속도는 매우 빨랐다.

그래서 기관의 도움을 받고 적극적으로 캐어에 들어갔다.

물론 가족의 캐어도 병행되었다.

재가등급을 받아 요양 보호사 선생님께서 집으로 오셔서 캐어를 해주셨다.

치매의 종류는 많아 그중 알츠하이머형 치매 판정을 받았다.

치매의 진행 속도가 놀랄 만큼 바르게 진행되었다.

외출하는 게 불가했다.

말씀을 못하시는 언어장애가 왔다.

할 수 있는 말은, 응, 어 정도였다.

식사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어 죽으로 대처해야 했다.

자리에 누워서 스스로 몸을 뒤척이는 것조차도 못하실 정도로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것이 치매를 앓았던 어머님 증상 상태를 간략하게 적어 본 것이다.

치매는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알츠하이머형 치매 등 그 종류는 매우 많다.

개인마다 증상이나 상태가 다르다.

치매가 무서운 병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한 인간으로서 이토록 망가질 수 있는 건지...

다른 사람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어머님 경우는 진행되는 속도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물론 약도 복용했지만, 그 진행 속도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캐어를 함에 있어 요양 보호사 선생님 한 분으로는 감당이 안 되었고, 온 가족이 다 매달려야 했다.

정말 그렇다.

치매가 사회의 한 이슈가 되고,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한 건만은 틀림이 없다.

병을 앓는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그 가족들의 삶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은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이 캐어 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 지이만, 온 가족이 다 매달려야 하는 경우엔 정말 힘들고

지치게 된다.

치매가 무서운 병이란 소릴 들었을 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막상 내 일이 되고 보니 훨씬 더 크게 중압감이 밀려왔다.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억이 하나, 둘 지워지고 거동을 하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하고,

간혹 집 밖으로 뛰쳐나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무서운 병 앞에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자신이 정말 슬펐다.

마음이 한없이 답답해도 달리 방법이 없는 그런 상황 앞에 무너져 내려야 하는 현실.

언제쯤 그러한 병을 치유할 수 있을는지.

이 세상엔 치매로 인해 많은 고통과 어려움,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모든 걸 다 세세하게 열거하지 못하고 극히 일부분 만을 글로 나열했지만,

실제로 훨씬 더 심각한 문제였고,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치매!

뮨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도 뚜렷한 해결 방안은 아직까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치매 예방 차원의 많은 프로그램과 갖가지 방법들이 있다.

적극 활용하여 최대한 예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밝게 생활하고, 안 쓰던 뇌를 쓰고, 손과 발을 많이 써서 운동을 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들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하루빨리 치유할 수 있는 약이나, 방법이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나 또한 깜빡거릴 때가 있다.

걱정되는 마음에 펜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기도 하고,

시를 외워 보기도 한다.

가끔은 책을 읽기도 하고, 간단한 계산을 암산으로 해보기도 한다.

잠자는 뇌를 깨워 보려고 내 나름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사람들이 무서운 치매에 걸리지 않길 바란다.

물론 모든 병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는 더욱더 걸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치매 환자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캐어한 경험으로 비춰 봤을 때 더욱이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치매의 고통과 슬픔에서 해방되는 날이 오기를...

모든 사람들이 밝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치매는 정말 무서운 병이다.

치매는 정말 고독한 병이다.

무서운 병 앞에 무너져 내리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