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어 찾아 온 일상예술
나만의 예술을 시작해 보세요
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참 운이 좋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죠.
단 한 가지 그저 그림 그리는 것이 즐거웠고 자신 있었기에 무작정 시작한 그림이에요. 하지만 무작정 시작한 그림이라고 언제까지 무작정 그리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삶의 기로에서 다양한 선택을 하게 돼요. 제 아무리 재능이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여도 생계가 보장되지 못하는 직업은 어떠한 이유에도 불문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늦게 서야 실감한 샘이죠. 그토록 평생을 위해 투자하고 한길을 바라보고 살았음에도 말이죠.
그렇게 생활에 이끌려 결혼을 하고 아이들과 10년을 업치락 뒤치락 살아지다 보니 저 역시 그리지 않으면 그림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미술관에 찾아가는 날들이 줄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것보다 실용적인 것을 추구했죠. 작품 감상을 하고 사람들과 나누기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예쁜 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제 삶에서 향기가 없어지고 눈빛이 시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즐거운 일들이 펼쳐 저도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과 나를 위한 삶이 필요했어요. 매우 간절했고, 내가 갖은 많은 편리함과 욕구를 포기하고도 다시 그림을 그리고만 싶었어요. 그 삶이 저였고, 그로 인해 살아있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그림이 생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현실은 작가의 생명을 끊어 놓기도 하죠. 감상자로 하여금 장식적인 도구가 되어 아름다움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었어요. 타인의 관점에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은 작가의 영혼이 관섭받는 것과 같죠. 아이의 꿈이 엄마의 꿈으로 둔갑되어 엄마의 삶을 꼭두각시처럼 살아가야 하는 아이와 다르지 않거든요. 점점 그림은 장식적인 아름다움 만을 추구하게 되기도 해요.
어느 누군가에 마음에 들기를 자처하며 예쁘게 단장을 하는 그림은 더 이상 그림의 진정성을 잃어 가기도 하고요. 예술은 개인의 취향에 만족시키는 장식품은 아니에요. 인간의 영혼을 채워줄 작가의 정신세계와 같지요. 그 세계와 작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입은 옷을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여지없이 평범한 삶과 아무도 관심 없어하는 나라는 40대의 여성이었죠. 누구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하지 않아요. 끊임없이 제가 저를 알려야 하죠. 하지만 누가 저처럼 평범하고 이제 다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작품을 사주겠어요. 그래서 저 자신과 닮은 사람들의 마음과 상관있는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여자이고 아이 엄마고, 끊임없이 살아야 하기에 벌어지는 삶의 여정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물론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지요. 하지만 제 마음은 그림을 그리기 전과 하늘과 땅만큼 달라졌어요. 나를 표현하고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그들을 위해 엄마 품을 그리고 있었죠.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제 제 그림과 글이 세상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아! 이것이 내가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였구나.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만났죠. 정말 꿈같은 일이에요. 전 이제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과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는 샘이죠.
20대 후반까지 세상에 내가 전부이고 최고라고 생각했던 그리기는 제겐 오늘을 바라볼 수 있었던 거울이나 마찬가지였죠. 잘 그리고 멋지게 그리는 것은 저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것이 그림이었죠.
그렇게 해서 전 그림이 일상이 되고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제 아무리 멋스러운 그림도 나와 상관이 없다면 아무런 관심도 감동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부끄럽게도 제가 10년을 그림을 그리지 않고 살아보니 제 자신이 그림을 즐기지 못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즐길 수 있겠는가 하고 매일 반성했어요.
이제야 예술이란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 디자인 등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실천하기 시작했어요. 예술을 즐기는 것만으로 예술이 되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 역시 예술이죠. 그것이 바로 예술의 참된 이로움이고, 누군가를 위해 라떼 위에 웃는 곰돌이 얼굴을 마음 담아 그려주는 것도 예술이 된다며 즐기게 되었어요.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었죠.
그렇게 예술은 별것 아닌 것조차 별것 인양 나답게 즐기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내 삶을 디자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한 예술가죠. 예술과 비예술은 내가 예술이라 의미부여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차이일 뿐이에요. 예술을 당당하게 받아들여보세요. 내가 취한 모든 것들에 애정을 두고 즐겨보면 모든 것들의 내 방식대로의 언어로 채워지게 돼요. 내 언어로 나열된 나스러운 모든 것은 그 제서야 나만의 철학이 되고 개인의 예술이 되죠. 우리는 모두 내 삶에 예술가가 될 수 있어요.
어쩌면 내 삶에 주인이 되어 삶을 즐기는 자가 창작에 얽매여 매일 예술과 싸투를 벌이는 예술가보다 더 예술가답게 살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예술을 멀리 떨어뜨리고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그래요.
그림이 일상이 되고 내 삶에 친구가 되면 삶에 모든 것들이 아름다워지고 의미롭기 시작해요. 지나가는 풀잎이 나에게 손짓하고 자연의 색감에 취해 매일 노래를 부르게 되죠. 저와 함께 그림 예술이라는 시간 속으로 초대될 준비가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