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탐방기
한 달 전 처음 허리에 통증을 느낀 상태에서 여행을 마쳤고, 그 이후에도 묵직함. 부자연스러움에 정형외과를 몇 번 다녀오게 됐다.
병원에서는 특별한 소견은 없었지만, 허리 커브가 좋지 않단 것과 장시간 좌식생활을 지적해주었다.
늘 그렇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게 되기까지는 납득이 안된 채, 이것저것 해보게 되기도 하고, 그래야만 하기도 한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는 신경주사를 권했고, 나는 근육주사를 생각했던 터라, 척추 어딘가에 타고 드는 물질을 느끼고서야 아차 싶었다. '아, 이대로 잘못되는 것은 아니겠지', 왜 그런 기분이 들었을까? 참 신기하다.
다행히 다음날 허리 후굴은 놀랍게 매끈해졌다.
아침시간 화상으로 만난 캐너디언 친구는 "와 오늘은 뭔가 엄청 평안한 얼굴이네 너!"라고 해주었다.
점심 때는 1시간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 용무를 보기도 했다.
문제는 다음날이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고, 남편은 내가 평소와 달리 코를 골아서 자기가 놀래서 깼다고 했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있다 두통이 느껴졌다.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좀처럼 약속을 쉽게 깨지 않는 편인데, 1시간 전에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했다.
예감대로, 직후 침대에 누웠고 놀랍게도 3일 간, 30분 이상은 목을 가누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야말로 서 있을 수도 앉을 수도 없었다. 신경차단술을 받은 병원과 그 옆에 병원을 하루 씩 갔지만, 목에는 이상이 없는데도 신경주사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기피했다.
나중에서야 류머티즘 전문의이자 모 의대 교수인 언니로부터 답을 얻었지만, 사실 나는 정형외과에서 받은 신경주사로 인해 목 근처 신경에 큰 무리가 온 것이라고 한다. 즉 인과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나는 사전에 환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신경주사로 인한 부작용이나, 설명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 의사를 전적으로 믿은 것은 아니었지만, 권고를 받고 수술실 베드에 누웠으니 그에게 나를 맡긴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도 애꿎은 비싼 후속조치들을 하기보다 그냥 쉬라고 하지 그랬소?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일로 육체이탈 화법이 아니라 육체이탈적인 나의 육체 위임 행위에 대해서 크게 돌아보게 됐다.
"아플수록 결정은 천천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니의 말을 머리에 되새겨본다.
한편으로 다른 사람의 일신에 관여하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은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 함을 느낀다. 가까운 지인 중에 정형외과 전문이가 있다. 그는 쉬는 날이면 골프와 레저에 빠져있고, 이번에도 그에게는 '에이 그냥 쉬어'라는 동네 아저씨에게나 나올법한 답변을 들었다. 아무리 친분이 있어도 그의 생활을 보고 알기에 그런 사람들에게 내 몸을 맡길 수는 없다. 실전에서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공부와 연구에서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몸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 나 자신이다.
만에 하나 있을 가능성이라 생각 말고, 몸에 주사를 맞거나 시술을 받을 때에는
내가 왜 그것을 받아야 하는지, 받는 처치나 시술은 내 경우에 필요한 것인지, 부작용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해도 늦지 않았다.
그래, 나도 이쪽은 처음였으니까!
100세 인생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 환절기의 부침이 무섭지만, 알록달록 가을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