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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그림그리는 닥터희봉
Nov 05. 2023
낮은 심박수로 살고 싶어
어떤 글쟁이의 바람
이 나지막한
바람은 어디서 올까
삼나무 빽빽한 숲 아래를 걷노라면
가을의 따가운 햇볕에도 큰 우산 안에 쉬어가는 것 같다.
내가 서 있는
지구의 북반구를 덮어주는 큰. 우산
같은 존재!
어디 그뿐인가
제주의
센 바람까지도
넉넉하게 막아준다.
땅에서 올라오는 찬 기운도
삼나무 숲
에
서는
무엇도
두렵지 않다.
비자림도 물영아리도 사려니길도
붉은 흙을 발바닥에 꾹꾹 담아가는
내가
숨쉬는
공간이다.
문제는
이번학기 셈으로는
세 번째의 논문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글쓰기는 참으로 고독한 일이다.
나름대로 사람 만나기를
즐기기는 한다마는, 글 쓰는 일에서 만큼은
그 누구와도 같이 할 수가 없다.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이 " 뭐
하고 지내? ", "조용하네?!"라는 안부를 묻는 때이면, 영락없이 집중해서 원고를 쓸 때이다. 그 외엔 회삿일을 하거나 강의를 하거나 제아무리 바빠도 그다지 바쁜 티를 안 낸다. 틈틈이 놀기 위해서이다.
글의 소재와 줄기를 다듬는 것은
석수장이가 돌을 다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뭉탱이의 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가져와 듬성듬성 머리, 몸통, 팔다리를 구분해 내는 일을 거쳐,
첫 생각의 물꼬를 따라갔다 발견했다
를
반복한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술래요 문제제기는 쉽사리 모습을 들키지 않는다.
특히
논문은
그렇게
집요하게 순고 찾기를 반복하다
결국
찾아내고 나서도
다시 쳐내기를 반복해야 하는
작업
이다.
그래도 가급적 그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그것에만
집중
해야 한다.
존재를 드러낸 녀석이 더 이상 도망가지 않게.
글쓰는 동안은 오롯이 온전하다.
외로움을 느끼거나 여행을 탐하지 않는 순간이기도 하다.
나는 제주에서 바람을 노래를
만난다.
그 바람이 귓바퀴를 간지럽히던 소리를 담아 온 것을 기억해 내자.
낑~~ 쓰려고 운동하며 쓰려고 버
티
는 나날들
아쉬운 점은 60대의 심박수를
글 쓰며 유지하고 싶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마치 뛰고 있는 사람 같다.
아닌가. 나는 러너인가?
@ 겨울에는 쉬리라. 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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