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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이쁘게 쓰자

남편 사용법-헬스와 피부과

새 해에도 헬스는 계속된다

작년 한 해 남편은 작년에 나의 계속되는 권고와 잔소리로 결국 헬스장에 등록했고, 얼마 전에는 같이 번갈아가면서 주 1회 PT를 받고 있다. 그간 새벽에 운동장 뛰기, 요가, 필라테스, 한강 뛰기, 이 만보 걷기 등 해보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유의미한 건강상의 수치나 자기 만족감이 없었던 터에 작년 봄에 시작한주 2회 PT와 헬스는 나에게 꽤 든든한 만족감을 주었다. 사실 처음에는 이쪽 분야의 트레이너 분들에 대해 신뢰가 낮았다. 기대없이 10회로 시작했지만, 운동의 강도나 외형성 나타나는 확실한 변화들이 있어 20회, 30회를 연장하게 됐다.

그래서 그냥 앞으로 쭈욱~ PT를 받으며 헬스장을 참새 방앗간으로 삼았다. 이제는 좋은 것은 널리 알린다는 생각으로 남편과 번갈아 가며 수업을 받는다.

@동의 받지 않은 인증샷

혼자서도 잘한다고?

남편은 혼자서도 충분히 잘하는 사람이라 처음에는 정말이지 엄마가 강제로 끊어놓은 영어, 수학 학원에 가는 아이처럼 부담을 가졌다. 

하지만 수업을 받고나서는 반응이 달라졌다. PT선생님과 나눈 대화라든지, 칭찬받은 내용이라든지, 몸을 적정히 쓰는 방법을 이야기해주었다. 하루하루 하는 만큼 펌핑(헬창들은, 이 것을 "빰삥"이라고도 한다")된 몸을 인증하기도 한다. 와 빰삥의 효과는 놀랍다! 확실히 소위 "헬창"의 반열로 올라서서 뿌듯하다.

그리고 마흔을 지나서 조금씩 키워왔던 작지만 확실한, 뱃살의 존재도 이제 없어졌다!

우리 부부는 계속해서 헬스를 해나갈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는 비교적 혼자서도 뭔가 하는 사람들이지만, 전문가의 능력과 시간을 50분 간 나에게 같이 투자를 하게 돼 확실한 효과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른 사람의 집중된 시간을 얻는것은 놀라운 일이다. 글쎄, 공부 좀 하는 학생이 과외나 학원을 다니면 더 잘할 수 있게 된다는  신념 같은 것일까. 그리고 헬스는 참 정직한 운동이는 점도 추가한다.

@오운완!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가벼운 운동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이제 몸무게를 재거나 인바디 결과지를 받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헬스를 하고 나면 모든 게 알아서 정리된다. 뱃살, 식단(딱 몸에 필요한 정도만 먹게 됨), 생활의 활력, 부정적 생각 날리기,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 !

이게  선물세트로 제공되니! 안 하면 손해다.


안 하던 것 해보기 - 피부관리

새 해를 맞아 이번엔 남편의 피부를 돌봐주기로 결심했다. 사실 묵혀온 숙제 같은 것이었다. 나 역시 홈케어도, 그 흔한 토너 후 에센스나 수분크림를 못 챙기는 사람이지만, 삽십 대 후반부턴 격 년으로 피부과라도 들르는데, 이런 내 옆에 있는 남편은 스킨을 바른 지도 얼마 안 되었다고나 할까!! 흠흠, 본디 여자들이란 백화점에서 본인 거 열 개 사고 남편 옷 한 개 사주는 경향이 없않다.

피부관리는 여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가장 필요한 것은 "피부고민"이 있어 일상에 불편함이 있는 경우다. 호르몬으로 인한 뾰루지라든가, 피부염이 있거나, 심한 기미가 있다거나 등등...


나는 사실 대놓고 피부과 시술을 이야기하거나 뽐내는 자리가 불편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사실, 피부관리는 화장을 가볍게 하거나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진한 화장이 안 어울리는 자리가 많더나 직업적으로 자연스럽게 우아하고 깔끔하면 는 사람이 그중 하나다. 되도록 두꺼운 화장을 '안 하고도' 근사하고 산뜻해 보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또 있다면, 중년의 남자들이다. 사실 30대 중반을 지나면 확실히 남자들의 외모는 여자에 비해 현격히 더 빨리 나락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관리를 덜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두둥! 드디어 예약한 날이 되었다.

이번에도 남편은 마지못해 끌려간 소처럼 투덜거렸다. 그런다고 물러설 사안은 아니다. 막상 도착한 피부과에서는 주차난에 차를 밖에 유료 공용주차장에 세워야 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 두 개중 한 개가 공사 중이었다. 가시방석이란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을 말하는구나...싶은 것이다.

피부과에 가서 일단 프로그램 결정을 위해서, 상담을 받으러 들어갔다. 먼저 일차적으로 모공관리 프로그램을 선택했고, 이왕 온 김에 "쥬베룩"이라는 포스터에 걸린 시술도 추가해 달라고 했다.

가격을 들은 남편은 굳이? 이러면서 하나만 하자고 했지만, 역시 돈 쓰는 것에는 남다른 추진력이 있는 나는 둘 다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도 따라간 김에 간단히 쥬베룩인지 뭔지 하는 것을 같이 받기로 했다. 시원하게 다 하겠다고 하니, 상담 실장님은 굉장히 만족하셨다.


엄청 아프다. 절대 다시는 이것을 하지 않으리라!!

언젠가 오래전에 다니던 피부과 원장님이 해준 시술이 있었다. 무료였지만 굉장히 효과가 좋아 당시 피부과 시술은 이런 것이구나! 하면서 신기해했던 적이 있다.

아픔을 잘 참는 나이지만, 그때 그 주사요법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웬걸.... 쥬베룩인지 쥐벼룩인지는.. 알고 보니 주사요법이었다.

먼저 말한 그것보다 훨씬 아팠고, 시술을 받고 내려온 나는 하, 이걸 피부과에 처음 온 남편이 받는다고? 생각하니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마치고 나를 엄청 원망하고, 주말을 망치겠구나 싶었다. 이번에는 선을 넘었다싶었다.


걱정이 돼서 가족방에 말을 꺼내보니 "언니는 가끔 형부를 일부러 엿멋이는 방법을 찾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지!"라고 한다.. 맞다. 나는 그런 경향이 있다. 표피층까지 찔러대는 주사요법은 남자들이 참기에는 큰 고통이다. 예뻐지면 무죄라는 공식이 통할까? 어림 었다. 이제와 아무리 후회한들, 주사요법임을 설명 안 해준 상담실장님을 탓한들, 엎질러진 물이다.이미 남편은 시술실에 들어갔다.

세상에 온통 먹구름이 내 주위에 모인 순간이었다.


이뻐질 것 같아서 용서

다급해진 나는 남자 동기들 방에 이 사실을 알렸더니, 생각보다 "뭔데? 나도 좀 해야 하는데"라는 반응들이 대다수 였다. "뭐지? 이 열린 반응은?" ... 그런데 천만 다행이다. 막상 시술실을 나온 남편도 꽤 아팠다고 했지만, 받고 나오니 기분이 좋은가보다.

"웬일이지?!!", 그러고 보니 남편 전에 나온 중장년 아저씨도 얼굴은 벌집이 됐는데 활짝 웃고 나오신다. 모르겠다 이 신기한 광경은!

물론  시술실에서 간호사 언니들이 "와이프분이 엄청 걱정하세요. 근데 사이가 좋으시니까 이런것도 해주는 거에요:)"라고 갖은 듣기 좋은 말로써 양념을 쳐 덕분이다.

어쨌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생각보다 남자들도 피부관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음.."남자들도 막상 해보 좋아하는 것" 들에 피티 말고도 피부시술도 하나 추가다!

자연스러워 보이는 멋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십 대에도 누가 봐도 성형을 많이 하거나 나이아 안 맞게 멋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눈살을 찌푸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이제 나이를 먹어가니 그런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아, 그렇게라도 관리해서 젊고 깔끔해 보이고 싶었을 거야!'라는 이해심까지 생긴다.

물론 여전히 과유불급이란 기본적인 가치는 다르지 않지만, 새 해에는 모두 건강하고 이뻐지시면 좋겠다. 요새 3,40대들은 아마도 120살까지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들 한다.

그에 비하면 훅 떨어지는 신체나이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 아껴서 소중하게 오래 쓰는 수밖에!


아, 요새 핫한 화장품/피부과 대용 약국 연고시리즈라고 친구가 알려줬다. 수분 크림과 섞어서 쓰라고 한다.

@약국 유뷰브로 유명해진 품절난 연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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