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숲속 저널

타임아웃(time-out)

고독의 시간

때로 인생은 외롭다. 아니, 대체로 외로운지도 모르겠다.

혼자 있는 시간이 얼마만큼 확보되지 않으면 자신이 외로움을 타는 사람인지 아닌지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가정과 직장 등 부쩍 대는 환경에서야 어쩌다 갖는 혼자만의 시간에 잔뜩 기대하고 즐거울 수 있지만,

무리로부터의 일시적인 해방감은 고독과는 다르다.

혹자는 이 시간을 일부러라도 사야한다고 하지만, 누구에게나 기약 없는 이별과 재회를 알 수 없는 관계의 단절로 고독의 시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특히 끈끈한 조직으로부터 혼자가 된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은 갈 곳을 모르고 헤맨다고 한다.

각자가 올라간 최고의 자리를 내어주고 은퇴한 이들의 일화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생이나 지혜를 말하기에 아직은 부족하지만, 돌이켜보면

고3 수능을 마치고 대학 진학이 정해지지 않던 그해 겨울과

대학 4학년 여름방학이 지난 학교 도서관에서 특별히 외롭고 고독했던 것 같다.

단순히 각자의 길을 찾아간 친구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동안의 당연스럽게 작동한 시스템의 시간들이 끝나고, 홀로 세상과 대면하는 순간들이 그러했다.


롤러코스터의 시간

롤러코스터 같은 위험천만해 보이는 놀이기구를 타면, 함성을 내지르며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단연코 부러운 사람들이다)

두려움에 고함을 지르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더러는 나같이 다들 타니까 어쩔 수 없이 올랐다가, 눈 찔끔 감고 그 시간을 그저 견디다 내린 경우도 있다.

@ 겨울, 채석강

정해진 2분 30초 남짓한 시간 뒤에는 모두가 내려와야만 한다.


학교나 직장의 시간은, 즐겼든 그저 견뎠든 모두가 정해진 시간 뒤에는 내려와야만 한다.

그러니 그 전에 한창이라도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나 흐름은 어떤지 돌아볼 시간은 필요하다.

스포츠 경기에는 타임아웃(time-out) 시간이 있다. 감독이 현재 경기를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전략회의를 하거나 선수들이 수분과 필요한 처치를 할 수 있다. 때로는 선수 교체를 통해서 경기의 흐름을 바꾼다.

내 인생의 전반부에도 이런 것들이 필요했는데, 적절히 이런 타임아웃을 잘 이용했는지 모르겠다.


요즘 나의 흐름은 어떤가. 그저 견뎌내고 있는 것만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나로선 좀 지난 듯하지만, 어쨌든 전략을 짜거나 썩 맘에 들지 않는 판이라면, "타임아웃!"을 외치고 잠시 고독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변산반도, 고영희씨- 1년 반 만이네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하이브리드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