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대해 써보자

나의 가장 오래된 사랑

"너랑 40년을 같이 살 줄은 몰랐다."


얼마 전 엄마가 이제 곧 마흔 네 살의 새해를 앞둔 내게 한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새삼 새롭게 충격적이었다. 엄마와 내가 40년이 넘게 함께 살았다니, 누군가 40년 동안 무언가를 했다면, 직업적 일이든 어떤 맹목적인 취미를 향한 추구이든, 그 분야에 한 획을 긋고도 남을 수 있는 시간 투자이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살고도 그것에 대해 내가 이렇게 아무런 생각이 없을 수도 있나 싶었던 것이다.


엄마가 싱글맘이 된 것이 30대이셨을 때의 일이니, 지금 70대인 엄마는 남편보다도 나와 더 오래 산 사람이 되었다. 어느새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오랫동안 함께 산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 대해 쓸 수 밖에 없다. 나의 가장 오래된 사랑, 그리고 많은 딸들이 다들 그렇게 품는 애증에 대해 풀어내라면 1박 2일도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혹자는 사십 대 중반이 다 되도록 짝도 없이 부모 등에 업혀 지내느냐고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각자 사는 모양새가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이니까, 나와 엄마 사이에 마침내 얻은 평화와 잔잔한 일상 속 행복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테니 너무 나쁘게 보지는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뛰어 놀다 넘어지면 "엄마~!"하고 울곤 했다. 길에서 갑자기 허공에 나타난 까만 비닐 봉지를 보고 깜짝 놀란다거나 할때 "엄마야!"하고 외치는 일도 자동반사적인 반응이다. 진담이자 우스갯소리지만 나는 아마 죽을 때도 엄마를 생각할 것 같다. 인류에게 엄마의 위대함이나 의미심장함은 이미 많은 석학과 우수 도서가 소개하고 있을테니 굳이 재차 설명하진 않겠다.


이 원고를 쓰고 있는 지금은 새벽 4시, 엄마는 안방에서 곤히 주무시고 계시다. 여러분들도 그렇듯 나도 평범한 딸인 만큼 평소에 엄마에게 투정이나 볼멘소리를 한다. 그렇지만 창밖이 어두워지고 모두 조용히 잠든 밤이 되면 오늘도 무사한 하루 끝에 잠든 엄마를 생각하며 안도의 마음이 된다. 그리고 다시금, 내가 엄마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상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