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2
가끔은 앞을 알 수 없는 미래를
하얀 눈길 위를 걷듯
그 걸어가는 소리에 집중하고 싶다
뒤꿈치부터 발가락 끝에 닿는
눈의 소복함을 느끼듯
나의 땅 나의 길을 느껴보고 싶다
나는 어떠한 것에 홀려
가는 길 하나 기억하지 못하고
암울한 앞날만 걱정했나
나는 어떠한 마음으로
어둡다면 어두운 것을
왜 암울한 것이라 표현하였나
나는 눈으로 보지도 못하는 풍경에
집착하고 고집부려왔음을,
나는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더욱 길을 험상궂게 표현해 왔음을,
이제는 받아들이면서.
볼 수 없는 미래를
새하얀 눈길 위 걷듯
사박히 들리는 소리로,
눈 뭉개는 발의 감각으로
기억해보고 싶다
내 발 끝에 차가움만 있을지라도
이제는 나의 땅 나의 길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