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얀 눈길같이

by 포티
20240212



가끔은 앞을 알 수 없는 미래를

하얀 눈길 위를 걷듯

그 걸어가는 소리에 집중하고 싶다


뒤꿈치부터 발가락 끝에 닿는

눈의 소복함을 느끼듯

나의 땅 나의 길을 느껴보고 싶다


나는 어떠한 것에 홀려

가는 길 하나 기억하지 못하고

암울한 앞날만 걱정했나


나는 어떠한 마음으로

어둡다면 어두운 것을

왜 암울한 것이라 표현하였나


나는 눈으로 보지도 못하는 풍경에

집착하고 고집부려왔음을,


나는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더욱 길을 험상궂게 표현해 왔음을,


이제는 받아들이면서.


볼 수 없는 미래를

새하얀 눈길 위 걷듯

사박히 들리는 소리로,

눈 뭉개는 발의 감각으로

기억해보고 싶다


내 발 끝에 차가움만 있을지라도

이제는 나의 땅 나의 길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헷갈리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