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헥
개운산에 오르는
중간 아스팔트길
비가 쏟아져서 우산을 펴고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인 채 흐물럭 흐물럭
저 멀리 보이는 마을버스 정류장
땡감이 나 홀로 벤치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땡감이 맞습니다
"너는 몇 번 버스를 기다리니?
여기는 버스가 거의 없어"
땡감은 내 인사에 대꾸도 없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나도 땡감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감이 바라보는 곳을
하염없이 쳐다보았습니다
딱히 할 말이 없어서 혼잣말로 인사를 건네고
일어나서 산에 오릅니다.
그런데 잠시 후 개운산에
가을이 도착하는 겁니다.
눈을 감아보니..
그 적막한 버스 정류장에
드디어 가을이 도착하여
땡감은 가을을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중입니다.
누군가 벤치위에 올려놓은 땡감
개운산 황토길 맨발걷기. 흙에 가을이 찾아와서 온통 차가워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