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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디터 Sep 07. 2024

한라산이 떠드는 소리

혼자 운전해서

한참을 달려왔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모자와 양산, 얼음물을 챙겼다

목적지 코 앞에서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폭우가 내리더니

하늘도 땅도 비에 갇혀서 아무 소리도 못 낸다

차 안에서 한라산이 우르르 쾅쾅 떠드는 소리를 듣는다

대답해 주었다


그래 맞아, 너는 대단해

무섭고 신비하고 아름다워

만고의 숨을 쉬어온 너에 비하면

나의 생은 짧고 보잘것없어

그래도 내가 잠깐 사람으로 태어나서 너도 심심하진 않지?

큰 비 내리는 네 앞에서

이렇게 하염없이 서서

너만을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

24.9.7 머체왓 숲길 주차장, 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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