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맘디터 Sep 06. 2024

시하나 - 숲길

소롱콧 숲길을 걷다가

문득 내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높은 길에서 숨이 거칠어지고

편안한 길은 숨소리가 작아졌다


숲길에 따라 내 숨은

모양도 소리도 달라졌다

그래서 알았다

내 몸통은 바람과 구름과 우주가 넘나드는 길이라는 걸


숲의 향기, 시냇물의 소리, 하얀 바람

그 모든 것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길은

숲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때였다

가만히 조용히

내 몸을 지나는 숲의 바람이

신기한 듯 나를 지켜보더니

이제는 더 이상 서두르지 않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내 안에

머무른다


머체왓 소롱콧길에서 24.9.6
작가의 이전글 시하나 - 알맹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