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 삼남매의 욕을 소개합니다.

아기곰 삼남매가 기분 나쁠 때 사용하는 심한 말들 - 엄마곰은 동시통역사

by 맘디터

엄마곰은 삼남매를 키우다보니 아이들 고유의 언어에 귀를 기울입니다.

저는 말에 민감한 편입니다. 사춘기에 들어서서 말이 점점 짧아지는 열 두살 첫째곰, 예쁜 말만 골라서 하는 둘째 곰, 유창하게 말을 구사하지만 무언가 앞 뒤가 안 맞는 막내 곰의 언어가 마구 뒤섞여도 아이들이 사용하는 고유 단어는 정해져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정말 기분나쁠 때 사용하는 제일 심한 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춘기 첫째 곰은 "돼지"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를 향해 꼬리를 흔드는 리트리버에게도 "돼지야"라고 말합니다. 막내 동생이 먹을 걸 뺏어먹어도 "돼지야"라고 쏘아 붙입니다. 그런데 그 말에 제일 상처받는 건 저입니다. 다른 가족들은 돼지와 거리가 멀지만 저는 정말 돼지이기 때문에, 큰 아이의 무심한 말에 신경이 찌릿합니다.

유치원생 막내 곰은 "참치붕어"입니다. 자신이 기다리는 아빠가 늦거나 전화를 받아야할 때 아빠를 향해 "참치붕어"라고 외칩니다. 참치는 맛있는 반찬이고, 자신의 별자리 '물고기자리'를 '붕어자리'라고 말하는 막내가 왜 참치와 붕어를 합쳐서 아빠를 향해 '참치붕어'라고 쏘아 붙이는지 이유는 모릅니다.

다만 저도 아이를 따라서 몇 번 '참치붕어'를 외쳐보았는데!! 이럴 수가! 뭔가 속이 시원한 느낌입니다ㅎㅎㅎ


만 9세가 된 예쁜 둘째 곰은 유독 느낌표와 물음표가 가득한 긴 문장을 구사합니다.

항상 학교 일기장 끝에 시를 한 편씩 적어놓는데, 터널을 주제로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 자리에 있어야 하는 구름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한참동안 바라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돼지, 참치붕어라는 말을 계속 듣다가 둘째의 예쁜 말을 불쑥 듣게 되면 물론 귀가 정화되지만.. 사실은 돼지와 참치붕어 사이에 고운 말이 끼는 바람에 그 예쁜 말도 어느 순간 참치붕어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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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과 언어를 일치시키는 건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리고 말과 말 사이에 흐르는 침묵으로 나를 표현하는 건 더 어려운 일입니다. 사춘기 첫째 곰은 이제 그 침묵의 언어를 익히는 중입니다. 그 침묵이 편안함의 표현인지, 불편함의 표현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 식탁에 앉아 첫째 곰이 한숨을 쉬면 엄마곰은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담담해 지려고 합니다. 엄마곰은 아이들의 언어를 나와 다른 세계의 언어라고 깨닫고, 귀를 기울이며 알아듣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운다는 건 세 가지의 낯선 외국어를 배우는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운다는 건 세 개의 우주를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매일이 낯설고 실수투성이지만 아기곰들의 별세계 언어를 익혀서 저도 지금보다는 좀 유창하고 화려한!
동시통역사 엄마곰이 되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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