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와 난민을 위한 UX 디자인 프로젝트
나의 여름을 뜨겁게 마무리했던 RDN 가 막을 내리고 한달. 내 안에 지펴진 열정의 불씨 덕분에 여전히 두근거리는 날들을 지내고 있다. 많은 여운이 남았던 것이 나뿐이 아니였던지 극단의 배려로 리유니온 데이에 보고싶던 얼굴들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아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던 중 늘 말없이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소말리아 난민 출신 아이오가 운을 띄웠다.
“이 연극이 끝나고.. 너희들은 어떤 변화가 있었니?”
짧은 질문이였지만 묵직하게 놓여진 질문위에 부탄 난민 출신 카랍이 먼저 답을 얹었다.
“나는 정말 이 연극에 이렇게나 다양한 이민자와 난민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는게 감동적이였어. 그저 피츠버그의 작은 극단에서 한 연극 한편으로 끝나지 않고 세상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공연이였다고 생각해. 나 공연이 전할 수 있는 힘을 이번에 너무 강하게 느꼈어. 그래서 이번 11월에 다른 이민자나 난민그룹들과 함께 춤으로 공연을 해볼까 기획하고 있어. ”
피츠버그에 가장 많은 이민자 그룹인 부탄니즈 그룹의 수장인 카랍의 대답 다웠다.
“우리 나라의 ‘진짜’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그걸 알릴 수 있었다는것이 너무 큰 의미가 있었어. 그런데 변화…글쎄. 나는 다시… 예전의 내 자리로 돌아가서 한달을 지내는데 예전이랑 다르게 왜 그렇게 허전한지 모르겠어.
공부벌레 답게 연극도 라인 하나하나 줄 그어가며 열정적으로 외우던 카랍은 아쉬운 표정이였다. 터키 출신 여성들을 중심으로 수공예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Artist Group 을 운영하는 카랍은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를 찾는 중이였다.
질문을 한 아웨이는
“진짜 우리 소말리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충분히 담지 못한것 같아서 나는 좀 아쉬웠어. 하지만 이렇게 라도 우리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나 또한 의미있었다고 생각해. 내 아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는 더 고민하게 되었어. “
모두가 먹고 사는 것 만으로도 쉽지 않은 이들인데 오히려 더 뜨거워진 마음으로 피츠버그의 이민자와 난민의 삶을 어떻게 더 낫게 바꾸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 앞에 숙연해 졌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피츠버그의 여러 단체와 실제 도움이 필요한 이민자, 난민들과의 필요에 대한 공통 분모가 맞지 않아 얼마나 많은 아까운 자원들이 허비되고 있는지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조용히 있던 나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 졌고, 나는 솔직한 나의 마음을 이야기 했다.
“나는…솔직히 그냥 날 위해서 연극에 참여 했었어. 영어두 배우고 집에서도 잠시 벗어날 수 있고 말이야. 그런데 이 연극을 하면서 또 당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 나만 내 가족만 챙기며 살았던 내가 너무 부끄럽더라. “
멋적은 나에게 오히려 크루들은 너는 이민자의 삶에 최선을 다한것이라고. 엄마인 네가 가족들을 돌보지 않았다면 너희 가족은 지금처럼 지낼 수 있지 않았을거라며 너의 수고는 우리의 일과 비교할수 없는 가치가 있다며 되려 위로해 주었다.
눈물이 핑 도는 말이였다. 나의 시간을 다 지나온 이들의 건내는 깊은 공감이였다.
그 안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연대의 끈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행동대장 카랍이 다시 운을 띄웠다.
혹시 11월에 하는 행사에 함께 할 수 있냐고. 우리 이민자들이 각자의 그룹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힘이 없다고. 함께 했던 연극처럼 연대하며 힘을 모아야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이다.
내가 할줄 아는 것이 자잘한 웹 관련 일이라 필요하면 언제든 이야기 하라고 기쁘게 돕겠다 말했다. 그러자 카랍이 자신의 그룹도 아무도 페이스북이며 웹이며 할 줄 몰라서 사람들이 물어보면 알려 줄 수 없다고, 아웨이도 로고나 디자인도 가능하냐며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꺼내어 놓았다.
아. 내가 할 일이 여기도 있구나.
집으로 돌아와 나의 노트에 폴더하나를 추가했다.
‘Rivers Don’t Know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