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3
말을 건넨 몇몇의 사람들은 그 속의 색이 변해가는 모습을 띈 채로 내 앞에 서성였다.
옅은 푸른빛을 뗬다가 깊은 탁한 빛을 뗬다.
마치 한 우주를 지닌 것처럼.
깊은 빛을 띨 무렵엔 눈물이 고였고 옅은 빛 일 때엔 어떤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여러 감정이 공존하는 각자의 우주들을 지나고 만나고 난 후 푸른빛은 점점 탁해지더니
채도가 빠진 푸르스름한 연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순환에 문제라도 생긴 건지 하얀 연기가 사이사이에 끼어 가끔은 방울이 맺혔다.
물방울은 얇은 흰 막을 지닌 채 목 끝에 매달려 숨을 쉬고 내 쉴 때마다
가끔 거슬릴 정도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누가 톡 건드리면 곧 막에 금이 생겨 물이 샐 것만 같았다.
그래서 아주 소중히, 감싸주는 것이다.
소중히 감싸 안아줘야 한다.
물방울을 가진 이를 소중하게 감싸 안아주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촉촉한 눈을 가진 사람을 바라보면, 어떤 영문인지 더 그 눈을 바라보게 된다.
많은 말은 하지 않지만 알 수 있는 것이 분명 있었다.
눈을 자세히 바라보면 그 사람이 삶을 대하는 온도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