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병원 다녀오는 길

너가 아픈 것 보다 내가 아픈게 더 낫다.

by So Harmony 소마필라

"동네 괜찮은 내과 있을까?"


무엇인가 쿵 내려 앉는 .. 나..


어디가 괜찮은지 잘 찾아보는 나에게

언제나 맛집, 여행지, 오늘 갈 곳 정하라고 하는 남..편!

그럴때 마다 귀찮은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즐겁게 찾았다.


그. 런. 데.

병원도 알아봐 달라는 순간 무엇인가 기분이 묘했다.


"좀 쟈기가 알아보면 되잖아!!"

"그리고 어디가 아픈건데?"


그런거.. 미리 좀 알아보고 가면 될걸..

꼭 그렇게 내가 찾아봐 주길 바라며, 밍기적 되어야 했나?

아프면 바로 가야하는 곳이 병원 아닌가?

속상함과 혹시나.. 많이 아픈건 아닌가?

하는 걱정과.

여러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떠오르며 감정이 이상했다..


그냥... 내가 아픈게 나은데.. 남편이 아프거나

먼저......

하늘나라로 가는 것 따위 생각하기 싫었다.

((오바도.. 오바도..))

그런 일은 없을꺼라 믿고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모두닥 이라는 어플을 열고,

내과라는 내과는 검색하고 별점이 높은 곳을 찾고,

거기에 지도에 찍어서 남편과 함께 길을 나선다.


별점? 후기? 믿고 갔는데,

진료를 받고 나온 남편의 표정이 별루였다.


남편 : "의사가 별로야, 사복 입고 있고 가운도 걸치지 않고, 대충 듣기만 하네.. "

나: "딴 곳 다시 찾아 볼까? 다른 곳 가볼래? 머라는데?"


남편 : "약 처방 주었으니 그냥 먹어보고 다시 ~가든지~ 걱정하지마!!"

하며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있잖아.. 내가 아픈게 나을꺼 같아. 아프지마"



그래..

그냥 내가 아픈게 나을꺼 같아.

난 내가 날 잘 챙기니 남편보다 나을꺼 같아.

아프지마라..


그러면서 걸어오다 항상 지나쳐 갔던 동네 빵집에 들어선다.

이전에 남편 아파서 병원 간 것 다 잊을 만큼

맛있는 빵들을 보면서

이것 저것 고르고 라떼 한 잔을 원샷후..


남편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

순간.. 또 웃는다.


그래.. 그래..

건강해라.

우리.. 건강하자.


아.. 더 잘 할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서툴러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