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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절주

모든 계획에 브레이크와 후진기어는 바로 술

by So Harmony 소마필라

'너 대체 뭐냐? 아 왜 이걸 배워서... 오늘 하루도 날아갔네..!'

'그래 하루 날아가면 다행이지.. 문제는 다음날도 컨디션이 별로라서 계속 누워있고, 시간은 허무하게 흘러가네. 결국 오늘 뭐했니? '


2022년 새해부터 목표한 우선 20분 프로젝트

매일 계획한 일들을 해내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을 해내고 나면 뿌듯해서 다음날 쉬는 날이 되면, 어김없이 한 잔 할 수 있는 기회를 나에게 주게 되었다.


버릇처럼...


여기서, 문제는 가볍게 한 잔만 하면 되는데, 끝을 보려는 나의 술버릇이다.

술을 한 잔 먹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머리에 쌓여있던 잡생각들이 사라지는 듯하다.

소심했던 나의 성격은 사라지고, 용기라는 아이가 불쑥 올라온다. 그리고 계속 웃음이 나며 기분이 좋아진다.


맥주. 20대 처음 맛볼 때, 이걸 왜 먹지?라고 생각했다. 씁쓸하고 오래된 곡물 냄새가 슬쩍 올라와서 별로 맛있지 않았다. 그런데 40대 맥주는 여름에 나의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수가 되었다. 그리고 소주를 살짝 타면 나에게 기분 좋은 한 잔이 되었고 지금은 여러 잔을 마시게 되었다.

소주. 아직도 소주의 달달함을 이해는 못한다. 한 번씩 회를 먹을 때, 비린맛을 씻어주는 한 잔으로 제격이며, 속상하고 마음 아픈 날에 한 잔은 달달한 적이 있었던 듯하다. 그래도 그 알코올은 아직 적응이 어렵고, 쉽게 찾는 술은 아님에 틀림없다.


와인. 이제 와인도 조금 가깝게 두는 친구가 되었다. 분위기 내고 싶어 한 잔도 가능하지만, 맥주보다 배는 덜 부르고 빠르게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나의 술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술 종류가 되었다. 요즘은 와인 아웃렛이 많이 생겨서 품질 좋은 와인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고, 코로나 시국으로 집에서 홈술 하기에 와인만큼 좋은 주종은 없는 듯하다.

이렇게 나의 술을 마셔야 하는 이유는 많아졌다. 스트레스 해소, 나의 하루에 대한 보상, 습관 등등.. 그렇게 즐기고 난 뒤 후유증은 너무 크다.


습관

쉬기 전 날. 퇴근하는 날은 어김없이 한 잔을 하였다.

결혼 후, 함께 술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파트너가 생기게 되어 그 빈도수는 늘었다. 맛집을 찾아서 눈과 입을 즐겁게 할 요리들과 함께 하는 한 잔. 집에서 편한 옷을 갈아입고, 넷플릭스 유튜브의 재미있는 볼거리와 함께 하는 가성비 좋은 안주와 술들.. 어떻게 이 즐거움을 마다할 수 있을까? 코로나 시국은 점점 더 홈술을 즐길 수 있게 하였고, 주 4회 이상 술을 먹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쉬기 전날, 쉬는 날, 술을 한 잔 하지 않으면 섭섭한 하루가 되었다. 그리고 습관처럼 맥주와 와인을 손에 쥐게 되었다.


우선 절주

우선 20분 프로젝트를 꾸준하게 하기 위해서, 우선 절주가 필요할 듯하다. 주 4회 음주습관을 반으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쉬기 전 날만 마시고 그 횟수를 반으로 줄여봐야겠다.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다음날이 쉬는 날이라... 갑자기 무슨 안주에 무슨 주종을 한 잔 하지?라는 생각들이 머리 위를 떠다니고 있다.


습관이 되어버린 나의 음주 생활.. 어떻게 하면 절주가 가능할까?

이 부분에 대해 해결책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습관처럼 찾는 음주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음날 후회하지 않는 음주 조절법은 없을까?


고민해봐야겠다.

그리고 술만 해서 참 잘 했다.

도박과 담배까지 했다면 생각도 하기 싫다.

절제력이 없는 나에게 이제 절제력을 보여줄 미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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