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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Harmony Apr 17. 2022

MomenT 연남 5701 재즈 속으로

와인 빼고 다 괜찮았다. 

연남 5701

코로나로 갇혀 지낸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하고, 예전에 방문했던 여행지의 사진을 꺼내보다 문득 언제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라며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네 근처, 재미있고 새로운 것이 없을까 검색하던 찰나, 인별그램에서 #연남5701 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사진을 보다 보니 가고 싶어서 지도 검색 후 즐겨찾기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문득 생각나서 오전에 예약을 하게 되었다. 


캐치테이블에서 예약이 가능하게 되어있으며, 1인 10,000원으로 예약금이 지불이 되었다. 방문하지 않으면 돌려받지 못하는 예약금은 약속을 잘 지키게 만들어 주는 장치 같았다. 


'그래, 마음먹었을 때, 다녀오자!'


칼퇴를 약속하며 일을 마무리하였고, 남편에게 지정된 장소로 방문하라며 카톡에 주소를 복사해서 붙여 넣었다. 나의 기대감을 감지한 나의 발걸음은 나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장소에 도착하였다. 


캐치 테이블 예약할 때, 연남 5701 또는 소프트 5701 선택 카테고리가 있어서 차이가 뭐지 궁금했는데, 직접 그 장소를 오니 그 차이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두 장소의 차이점은 지상과 지하라는 공간의 차이점과 음악의 컨셉*째즈 vs 뉴에이지? 같아 보였다. 


소프트 5701 의 분위기. 밝은 조명과 지상의 오픈형 테라스 느낌

연남 5701은 지하 1층으로 향한다. 아래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밖에서 상상하지 못하던 공간이 펼쳐졌다. 

해외여행 온 기분

라라랜드 영화의 한 장면이 머리에 스치는 듯 한 공간이었다. 

작은 테이블과 조금 불편한 의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다. 

코로나 시국은 아무래도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서 그런가? 

예전에 익숙하던 가까움이 지금은 어색하고 꼭 멀리 떨어져 앉아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나의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테이블에 놓인 와인잔과 테이블 웨어 그리고 그 앞으로 작은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조금 조도가 낮은 아늑한 분위기에 약간 설레기도 했다. 해외여행을 온 기분이 살짝 들었다. 

오늘은 "굿팰리스" 팀이 라이브 재즈를 연주한다고 한다. 19시 45분경 연주가 시작된다고 하니 대략 1시간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자리에 앉자 간단한 "브루스케타"와 비슷한 스낵이 테이블에 놓였다. 저녁을 먹지 않고 가서, 배가 살짝 고팠는데, 한 입에 배어 무니, 신선한 루꼴라와 토마토의 향이 식욕을 돋운다. 


'어~여기 음식 괜찮겠는데! 기대해봐야겠어!'


남편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있어서, 여유롭게 메뉴를 하나하나 탐독하였다. 무난한 파스타와 샐러드, 감바스 등등 와인과 어울리는 메뉴가 많이 보였다. 앞에 적혀있는 1인 1 메뉴와 1 음료라는 문장과 1인 1만 원의 입장료가 부과된다는 문장은 지금 읽어보고 알게 되었다. 


입장료가 있어서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샴페인 세트, 와인 세트 구성이 눈에 띄어서 금액을 보니 나름 괜찮아 보였다. 와인 1병과 메인 메뉴 1종류 해서, 대략 6만 원 후반대인데, 실제 그 메뉴와 와인을 주문해서 먹는 것보다 세트를 주문할 경우, 대략 2만 원 남짓 저렴해졌다. 


와인의 종류가 눈에 딱 들어오는 리스트가 없어서 그냥 세트를 무난하게 주문하였다. 

서브미션 와인 떼루아 아울렛에서 2만 원대 했던 기억이 나서, 대략 2배 정도의 주류 가격이면 무난하다. 


'그래 ~ 멋진 연주와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 정도면 괜찮지. '

쉬림프 알리오 올리오와 스페어립 - 아스파라거스 가격은? 27.0 + 18.0 해서 대략 45.0대 메뉴
맛집 + 분위기 깡패,  그러나 와인은 So...So.. 

역시 주문한 메뉴는 다 무난하며 맛있었다. 간도 세지 않아서 우리의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였다. 

음식의 양은 우리의 배고픔을 충족하기에 부족하였지만, 금액 대비 만족할 정도의 맛과 양이었다. 

하지만, 와인은 너무 실망했다. 보관을 잘못한 걸까? 아니면 무엇이 문제인지, 테이블 와인의 수준도 따라올 수 없는 시큼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와인을 잘 모르지만, 한 잔 마시는 순간 시큼한 맛이 올라와서 맛있는 음식의 풍미까지 사라지게 하였다. 그러나 곧 시작된 연주는 다시 나를 즐겁게 하였다. 


'와인만 괜찮았다면, 여기 너무 멋진 곳인데!'


다시 방문한다면 맥주를 한 잔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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