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볼 곳 많다. 맛있는 건 더 많다.
남편과 무작정 산책을 시작한다.
회사 휴가의 시작과 함께 나의 게으름은 무장해제 되어서,
하루하루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가지만,
나의 몸과 마음은 여유를 장착해서,
더 느리게 편안하게 이 시간들을 즐기게 되었다.
무겁고 지쳤던 몸과 마음은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더 가볍고 활기차게 되었다.
게으름 그리고 멍 때리는 시간은 필요하다.
무거움을 가벼움으로 바꾸는 소중한 시간이다.
나는 계획형이다.
남편은 무계획형이다.
아니 무계획보다 바로 직전에 계획해서 즉흥적으로 해야 한다.
결론은 계획하는 시간의 차이다.
나는 일주일 전 / 남편은 일일 전
나는 일일 전 / 남편은 일분 전
참 신기하다.
그리고 남편을 통해 많이 배웠다.
계획을 통한 스트레스보다
직전계획을 통한 긴장감을 찾기로 하였다.
그렇게
오늘 우리는 그냥 무작정 산책을 하러 나갔다.
원래 계획은
테니스를 치러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마음을 바꿔
한 번 가고 싶었던 인천으로 가자고 했다.
목적지는 바로 "자유공원 공용 주차장"
이곳을 향하였다.
남편과 함께 도착 후,
자유공원-> 송월동 동화마을 -> 인천근대 박물관-> 신포국제시장을 거닐면서
햇살 + 수다 + 여유로움을 즐겼다.
그리고 우리는 외쳤다.
"한국 볼 곳 많네."
남편은 고마워했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좋은 곳을 데려와 줘서 행복해했다.
그렇게 우리는 즉흥적으로 산책을 마치고,
평소 남편이 또다시 먹고 싶어 했던,
한 입을 위해 떠났다.
다행히 그날은 그 맛집이 영업을 하였고,
우리는 그 장소를 향해 달려갔다.
#남편의 입맛 - 초딩 입맛
내가 예전에 근무했던 곳 근처에 있는 맛집이다.
내가 3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그 시점에 다녔던 곳이다.
남편과 결혼하고 바로 이직을 해서 다녔던 곳.
그곳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거기까지 대략 2시간 정도 걸리는 출퇴근 시간.
그리고 야근도 잦아서 많이 힘들었던 곳.
정말 원하는 일보다 잡일을 많이 했던 곳.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했던 곳.
그렇다고 일을 많이 배울 수 있지 않았던 곳.
그래도 그곳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지금 내가 멋진 곳!?! 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레버리지를 위해 고군분투 한 곳이다.
그곳에서 일해서
지금 한 입만을
할 수 있는 맛집도 찾았으니,
그 만한 행운이 어디 있으랴?
그렇게 추억을 되살리며,
그곳에 도착하였다.
여기는 초딩 입맛의 남편의 입을 확 사로잡은 곳이다.
그런데,
간이 세거나 달고,
짠 것을 좋아하지 않은
나의 입맛도 사로잡은 곳이다.
신기했다.
한 번씩 생각나는
빨간 거 그 맛.
오늘 우리는 그냥 한 입만 - 빨간 거 2인분을 즐겼다.
낙지와 돼지고기의 만남
너무 식상하지 않나?
그런데 그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빨간 국물에 자작하게 젖어드는 팽이버섯과 부추는
느끼 함을 느끼지 못하게 입안을 파도쳐 다니며,
쫀득한 낙지와 돼지고기는 씹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달콤, 얼큰, 그리고 매콤함이 조화를 이루는 자작한 국물은
먹는 내낸 입안에서 묘한 감칠맛을 뽐내주었다.
어느 정도 건더기를 먹고 나면
조금 남은 국물 위에서 펼쳐지는 흰 칼국수 사리면은
고소한 들기름으로 목욕 후, 매끈함으로 빨간 국물을 뒤덮어쓰고
나의 입안에서 호로록 행복한 춤을 춘다.
그리고 아쉬워하는 우리의 입의 또 다른 한 입만!
볶음밥은 먹지 않으면 크게 후회하는 또 다른 한 입만!
지금도 생각하면 입에 군침이 돈다.
그냥
떠난 산책길
그리고 알게 되는 맛의 향연
한 입만 오늘 성공!
우리의 행복 오늘도 성공!
와! 한국 볼 곳 많고,
먹을 곳 더 많은데!
감동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