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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Harmony Nov 09. 2017

Moment, 1028 느끼다.

정성을 느끼다.

2017년 10월 28일

가을 저녁,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낙선재

예약도 어렵고,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2주 전, 전화를 걸었다.


*

*

동생이 전화 통화중이라며,

계속 예약이 안된다는 말과 함께,

시간 되면 모두 도전 해보자 하는 찰나,


어멋!!
오전 11시쯤 전화를 걸었는데,


받았다.

순간, 전화를 다른 식당에 했나? 의문점이 들었다.


가족들은 환호성과 함께,

순간 내가 영웅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예약전 우리의 웃음을 자아냈던,

그 곳을 향하였다.


남한산성으로 들어가서,

식당은 외진 곳에 있었다.


운전하는 내내 아빠의 말씀


길도 너무 험하고,
무슨 이런 곳에 식당이 있노?

저녁 19시 예약이어서,

깜깜한 밤 운전을 하셨다.


*

그리고


도착 - 낙선재

순간 우리의 두려움과

순간 우리의 걱정은 다 사라졌다.


너무 고즈넉한 외관과

싱그러운 가을바람이 가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입구를 들어서면서,

시골의 친척집이 없지만,

시골의 가족을 방문하는 기분이 들었다.


부모님은 예전 살던 동네가 생각나는 듯 하다.

공간 하나하나 정성이 보였다.

정말, 감성을 하나하나 자극을 하는 듯 하다.

그냥 흉내내는 정성이 아니였다.

이 곳을 운영하는 주인의 따듯한 정성이 보였다.


아빠는 한없이 둘러보면서, 감탄을 하셨다.

엄마는 우리가 예약한 곳으로 가서,

따듯한 구들장에 또 행복을 느끼셨다.


4~5명의 예약인원의 경우,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들이 있었다.

한옥의 특색을 살린 방들과

벽면에 4면을

 창을 만들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의 창을 열어서

풍경을 감상한다.


장독대의 모습들이

엄마의 어릴적 추억을 생각나게 하였고,

어릴 적 소녀로 돌아간 듯 신나게 이야기하는 모습들이

어릴 적 엄마의 모습을 보는 듯 착각하게 하였다.


말없이 풍경을 바라보는 아빠의 뒷 모습은

바쁘게 살아온 뒤,

여유를 찾아가는 중년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공간에서 경험과 추억은 없지만,

아주 오래 전 부터,

익숙하게 지낸 듯 한 따듯함과

부모님의 행복함에 젖어,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탄을 자아냈다.

메뉴가 맛있는 식당의 메뉴 같다.


종류가 다양하지 않지만,

정말 잘하는 메뉴를 주축으로,

거기에 어울리는 일품요리들..


그냥 편견인지는 몰라도..


고기집에 회가 있으면 맛이 없다.

회집에 돈까스가 있으면 맛이 없다.


라고 항상 생각했다.

잘하는 메인 하나와 거기와 궁합이 맞는 몇 가지가 있으면,

항상 맛있는 집이었다.


풍경을 감상하며,

도란 도란 이야기를 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


도토리묵

진짜, 도토리만 넣어 만들었을 듯한 묵과

조미료를 범벅하지 않은 듯 깔끔한 야채무침들


탱글탱글한 식감과

들깨향이 향긋하게 나는 야채 무침들의 아삭함과

어우려져, 먹는 내내 입을 즐겁게 했다.


해물파전,

파전은 항상 맛있다.


그런데,

반죽에서 묘한 감칠맛이 나면서,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파전은 오래 먹으면, 밀가루에 묵직함에

몇 조각이면 좋은데,

여기는 파전을 계속 먹고 싶은 당김이 있었다.

그리고

닭도리탕,


육수를 진하게 우려서 일까?

감자탕의 묵직함도 느껴지고,

닭은 쫄깃하면서,

동동주와 함께 곁들였다.


뒤에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낙선재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옛날을 추억하고,

그 추억과 함께 정성 가득한 음식으로

행복과 따듯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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