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 주변의 이야기들은 주식과 펀드, 코인, 부동산, 보험 등의 주제로 수렴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어느 하나라도 탑승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에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불안감에 기인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위한 부'를 위한 고민에서 '돈 관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민의 끝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으며, 그래서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싶은가'로 귀결되었다.
학부시절 지도교수님께서는 이상한(?) 이론 정립이 취미셨는데, 행복에 관한 '하하하'이론을 만드셔서 강의 내내 말씀하시곤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때'에, '하고 싶은 사람'과 하는 것이 '행복'이다."
이 이론(?)을 들을 당시에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기에 크게 곱씹어 보진 않았었는데 책을 읽으며 부를 갖는 것의 진정한 의미와 연결시켜볼 수 있었다. 세 변인들 중 '하고 싶은 때'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물론 돈이 없어도 가능은 하겠지만 불안이 가미된 행복은 사상누각일 수 있기에 경제적 자유가 있을 때 그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이 세계에서 내 삶을 알맞은 때에 내 뜻대로 컨트롤하고 있다는 강력한 감각을 손에 쥘 수 있다면, 그 예측 가능한 감각은 돈이 주는 최고의 배당금이지 않을까.
그럼 여기에서 현실적인 고민이 생긴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지, 그만큼의 돈이 왜 필요한지, 그 돈이 모이면 무엇을 하면서 지내고 싶은지에 대한. '일 심은 데 일나고, 돈 심은 데 돈 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 싶은지, 돈이 돈을 만들게 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미래의 내가 무엇을 욕망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운과 리스크는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미래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순 없지만,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민에 대한 답을 짚어내는 작업은 '겸손함'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해 나가는 데, 아니 부를 축적할 계획을 세워나가는 데 중요한 동인이 될 것 같다. '운'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이 책을 읽으며 인사이트를 얻었던 부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된 데 있다.
156p. 참으로 모순적이다. 사람들은 부를 통해 내게 호감을 가지라고, 나를 우러러보라고 남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 ‘남들’은 당신을 보고 감탄하는 과정을 건너뛴다. 부가 우러러볼 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호감을 얻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자신’의 욕망에 대한 벤치마크로 당신의 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욕망'에 대해 정의할 때 '개인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 단언한다. 욕망은 그 자체가 결핍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 욕망의 구조를 인식하여 욕망의 회로로부터 벗어나는 일뿐이다. 욕망의 회로에서 벗어나는 길은 '나'라는 주체가 타인의 욕망에서 분리되는 것이고, 이는 타자의 욕망 안에서의 나를 인식하는 데에서 시작될 수 있다. 욕망의 대상이 허상임을 인식할 수 있다면 그것을 소유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나 자신이 갖고 있는 결핍을 바로 보고 타인의 욕망과 분리된 나는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타인의 욕망(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부(富)가 아니라 언젠가 더 큰 부가 되어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할' 부(富)로서의 가치 정립이 세워질 수 있고, 이러한 생각의 기반 위에서 지금 가진 것에 '충분함'을 느끼며 스스로를 멈출 수 있게 하는 골대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 삶의 방향에 적합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