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결혼 11년 차.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시간을 들여다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나도, 그동안 열심히 살아내느라 수고했다.'
매일 반복되는 집안에서의 일과와 별개로 하루 건너 챙겨야 하는 것들이 달라 분주하게 살아온 지난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고,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듯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는데…
아이들은 어느새 자라나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졌고, 생각도 더 풍부해져 자신의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래.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여기까지 왔나보다.
사실 나는 어려서부터 워낙 아이들을 좋아했고, 관련 분야를 전공하며 박사 학위까지 받아 나름 육아에 자신이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오산이었음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새로움의 연속이었고, 생각보다 어려웠으며, 경력직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둘째 아이의 육아는 또 달랐다.
한 생명을 낳고 기르는 데는 예습이나 복습도 없고 정답도 없기에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올바른지 수많은 고민을 하며 살아온 것 같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이 모든 시간 속에서 아이는 성장하고,
엄마인 나도 자란다.
육아의 현장에서 나는 아직도 엄마가 되어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여전히 실수투성이고 뾰족한 특기를 발견해내지 못한 느낌이지만...
그렇게 난 오늘도 엄마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