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바.애.의 현장]
케.바.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줄임말로, 경우에 따라 다를 때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육아에도 비슷한 공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애.바.애.
아이마다 기질이 달라 기타 다른 직업에 비해 양육자의 경력이 유의미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분명 경력직인데 경력직 같지 않은…
물론 한 번 경험한지라 대충 이맘때 이런 행동을 할 거고 어떤 시기에 특정 행동양상을 보이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어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건 맞다.
그러나 모든 아이는 각기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암 그렇고말고.
육아의 다양한 재미를 느껴보라는 의미에서 일까, 울 집 아그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첫 아이는 골고루 잘 먹는 대신 잠이 없는 편이고, 둘째 아이는 잠은 잘 자는데 미식가(?)라서 입맛 맞추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또 첫째 때는 배앓이 었던 걸 몰라 밤만 되면 우는 통에 드라이기부터 물, 백색소음까지 온갖 수단을 동원하며 늘 긴장 상태에서 키웠다. 100일이 지나도 통잠을 자지 않아 100일의 기절을 경험하기도 했고.
반면 둘째 때는 100일도 채 되기 전에 기적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는데 원더윅스마다 분유고 뭐고 도통 먹질 않아 애간장이 녹았었다.
아무리 순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라 하더라도 사연 없는 집은 없을 텐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 집 아이들은 서로 좀 다른 방면으로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듯하다.
나와 남편의 MBTI가 정반대라 그런가 어째 한 뱃속에서 나왔는데 이렇게 다를까 싶은 순간도 꽤 많고, 아이 둘의 육아는 비슷한 듯 다른 부분이 많다. 게다가 아들만 둘인 나의 삶은 과장을 조금 보태 그야말로 스펙터클 하다. 오늘 한 명이 좀 말썽이면 다른 한 명은 별 탈 없도, 다음 날은 반대가 되거나 둘이 한꺼번에 다양성(?)을 보여주거나…
언제부터인가 나의 소원은 부디 오늘 아무 일이 없는, 무탈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정말 아-무 일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하루가 진짜 소중하다.
흐흐흐
분명 육아는 행복한 여정이 맞는데, 동시에 각기 다른 종류의 힘듦이 공존하는 듯하다. 아이가 하나 있을 때는 뭘 몰라서 어려웠는데 경력직이라고 해서 육아를 좀 더 잘하느냐 물으신다면 그것도 아니라 참…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육아 도합 경력이 10년 차인데도 여전히 새로운 순간들이 많다.
물론 애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주는 하루 중 몇 분은 정말 둘 낳길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하루는 생각보다 길은 걸 우짤까. 서로 다른 매력을 경험해 볼 수 있어 화기애애한 육아 현장이 이어지는가 싶으면 금세 다양성이 충돌해 화기애매해저 버린다. 아이고 두야…
가끔 별그램에서 아들 대하는 방법을 코칭해 주는 클립을 본다. 애바케이니 먹히는 육아기술이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강사의 말을 우리 집에 대입하여 행동하고 있는 나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빅데이터를 통통해 육아의 통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대학에서 육아하는 법을 알려주는 육아학과가 신설되거나 성별 또는 여러 기질에 적합한 다양한 육아법을 연구하는 육아연구소가 차려진다면 수강생이나 회원으로 등록을 좀 해볼까나…
일 년 일 년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 경력 햇수도 늘어는 가는데 뭔가 모르는 게 많은 것 같아서 늘어놓는 넋두리이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또 다른 세상일 텐데… 내가 그동안 쌓아온 경력은 어디에 어떻게 쓴단 말인가.
오늘도 난 새롭지 않은 듯 새로운 육아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