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순간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너무 그런 경험들이 많지 않나. 정말 많은 기억들이 있는데 제일 임팩트가 있었던 건 1994년이었다. 그때 조쿨이라는 밴드를 만들고 나서 멤버들과 땡땡이거리(홍대에서 신촌으로 넘어가는 기찻길)에 고갈비 같은 걸 파는 땡땡이라는 실내 포장마차엘 자주 갔다. 그날도 새벽까지 (이)기용(허클베리 핀)이랑 술을 먹고 나왔는데 그 순간이 지금도 정확하게 기억난다. 6월이었고, 막 더워지기 직전의 푸르스름한 새벽이었다. 그때 워크맨 시디피를 들고 다닐 때라 전철을 타러 신촌역으로 가면서 [세상 밖으로] OST를 들었다. 그 OST에서 심혜진이 부른 <삶을 향해>란 노래를 진짜 좋아했다. 그 노래가 '90년대 노래 같지 않게 리버브도 되게 많이 넣었는데 리버브가 많이 들어가면 안개 같은 느낌도 나고 그렇지 않나. 그때 그 새벽의 느낌과 노래의 분위기가 너무 잘 맞아서 지하철을 타서도 계속 반복해서 그 노래만 들었던 기억이 난다. - 볼빨간(음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