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과 관련한..
매년 직장에서 신청자에 한해 직무스트레스 관련 상담을 무료 14회 정도 해준다. 상담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년 언제 신청공문이 나오나 기다렸다가 나오자마자 바로 신청을 한다. 작년 겨울에 어떤 일이 있어서 상담을 받고 있었는데 주말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보고받으려고 기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보고 있자니 내가 거의 사색이 되어서 전화를 받았다고 상담가가 그랬다. 주말에 업무 때문에 전화하는 거야 말로 갑질인 거고 그 정도로 놀라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서 이런 직장상사와의 관계가 애착관계와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이제까지 이혼하기 전 마지막 지푸라기였던 부부상담, 직무스트레스 상담은 받아봤는데 애착에 대한건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하고 살아가면서 급한 건 아니니까 항상 미뤄왔었는데, 직장 내 관계와도 연관이 있다고 하니 궁금한 마음에 올해 상담은 애착이 주 내용이다.
여러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이별에 대해서도 그리고 갑질에 대해서도, 직장 내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다.
거기에서 나온 공통적인 내용은 내가 너무 애쓴다는 것. 그래서 받은 숙제 중 하나가 너무 애쓰지 말자이다. 무엇이든지 간에. 업무건 관계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힘들면 그만두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화가 나는 감정 앞에서도 자꾸만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하며, 나는 이래서 이랬지만 내가 잘못된 건가 계속 반복하여 검토한다는 것. 그냥 내가 화가 나고 기분이 나쁘면 객관적일 수도 없거니와 그냥 화가 났다고 기분이 안 좋다고 표현해 보라고 했다. 생각해 보니 맞는 것 같다. 왜 어떤 상황에서 저 사람이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그랬을 거야라고 나를 기준으로 해서 해석을 하는지. 그 기준이 맞지도 않고 모든 사람을 이해할 수도 없는데.
또 다른 사람 덜 신경 쓰기이다.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라는 게 나는 좀 있는 것 같다. 자기 객관화가 너무 됐다면서 그만하라고 농담 처럼 말하셨지만 생각해 보면 나한테 가혹한 면이 있기는 하다.
힘들어도 참고 의리라고 참고 내가 고통스러워도 참았는데 조금씩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표현해보고 있다. 그리고 선택을 내리고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책감 미안함 후회도 들면서 자꾸만 나를 반대쪽으로 끌어당기는데, 너무 과하면 뭐든지 좋지 않다. 나도 나를 편안하고 자유롭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노력해 보는 중이다. 정말 바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떠오르지만 바보같은 질문이라 여겨져 머리를 흔들어 지워버린다.
인생자체가 답을 알고 행하는게 있을까.. 일단해봐야 아는거지.
하지만 나를 지켜야한다는건 확실하게 알겠다.
내가 아닌 외부의 어떤 시선에서든 내가 모를 어떤 구설수 사이에서든 심지어 내 내면의 과도한 비난에서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