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림을 바꾸다.

생각의 전환

by 하루

며칠 전 꽤나 마음을 복잡하게 했던 일이 있었다.

내가 마음 아픈 것보다 자식관련 된 일은 더 민감한 것은 어느 집이나 그럴 것이다.

우연히 아들의 SNS에 들어가 보게 된 친구들끼리의 문답에서, 아들에게 아들 친구 중 한 명이 이혼가정 관련한 드립을 친 것을 보고 며칠 울고 다녔다.

아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내가 그 빌미를 주었다는 사실에 너무 미안했고, 혹여나 상처받진 않았을까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쓰레드니 돌싱카페 등에 글을 올렸다. 내가 알고 싶었던 건, 남자, 어린 남자아이들의 세계였다.

학생으로서는 그들을 대해본 적이 있으나 그들 사이끼리의 관계나 문화 같은 건 너무 생소해서 남자분들에게 조언을 구해보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쓰레드에서는 댓친도 아니고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이 우연히 내 글조각을 발견하고 댓을 달아주는 곳인데, 남자학교선생님부터 그냥 남자어른들, 그리고 여자분들이 위로나 조언, 그리고 그 정도면 친한 친구끼리의 패드립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루 종일 댓을 받을대마다 눈물이 터져서 곤란했다. 마음이 일단 진정되고 나서 돌싱카페에 한번 더 확인받으려 올렸고 거기서도 여자분들은 위로 공감해 주셨고 남자분들이 패드립일 수 있다고 해주셔서 일단 안심했다.


중요한 건 아들이 상처를 받았는지의 유무였는데, 많은 조언을 받고 고민해서 조심스럽게 돌려서 떠봤는데, 잡아떼는 모양새나 눈빛을 보면 상처가 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야기인양, 그 익명 앱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 주고 서로 간의 선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아무리 농담이라 해도 가족 관련, 부모, 상대의 상처 같은 거로는 드립 치면 안 되는 거다. 누군가가 그렇게 하면 꼭 선을 그어야지 안 그러면 엄마 직장 기관장처럼 선을 자꾸 넘어오는 거라고 반농담을 섞어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고 주말이 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우연히 발견한 노래영상을 반복해서 들었다.


https://youtu.be/6Z-8vy6sPQQ?si=eL5gJKNPF06YEYho

이웃의 자동차 알람을 가지고 이런 아름다운 연주를 하다니.


들으면서 생각을 했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소음을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냥 열심히 살면 되는 건가? 이런 소음(어려움, 속상함등의 부정적 경험들)을 이용해 아름답게 바꾸면 되지라는 말은 참 쉽게도 만들어지는데 정말 적용하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긍정적인 생각? 난 충분히 긍정적인 사람 이기는 한데. 아니면 흠..


눈을 감고 여러 번 들어보았다. 방법은 모르겠다.

하지만 들으니 감탄이 나온다. 저렇게 거슬리고 불안함을 야기하는 소리에 피아노 선율을 덧붙여 그걸 덮어버리다니.

나도 이렇게 연주해 가면서 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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