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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프 Jan 18. 2022

엄마도 회사 가기 싫다.

워킹맘의 아침.




보일러를 틀고 잤는데도 코 끝이 살짝 시리다. 한 손으론 이불을 끌어당기고 다른 손으론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한다. 7시다. 암막커튼 틈새로 어둠을 지우려는 겨울 아침의 애씀이 느껴진다.




조심스레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려는데 아이가 내 팔을 끌어당긴다.  아이가 깰까 싶어 황급히 다시 자리에 눕는다.

잠 많은 아빠 닮으면 좋겠는데 이런 건 하필 나를 닮아 잠귀가 밝다. 많이 자야 할 시기인데 아침 일찍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 운명인 아이가 짠하다.



그런 내 마음이 읽혔는지 아이는 잠을 마다하고 일어나 엄마 회사 가지 말라며 울기 시작했다.



“엄마, 회사 가지 마. 나 어린이집 안 갈래” 의 반복이다.




그래.. 엄마도 이렇게 일찍 어린이집에 너 보내고 싶지 않아.

그거 알아? 엄마도 회사가 정말 가고 싶지 않아.

그런데 세상에 하고 싶은 것만 할 순 없어.

어린이집 갈 때마다 우는 너 보는 엄마 마음도 정말 아파.

너 들여보내고 엄마는 문밖에서 네 울음소리 그칠 때까지 기다려.우리 둘 다 그냥 같이 집에 있으면 정말 좋겠다.


속으로만 말한다.

가슴속은 눈물과 함께 아우성이다.




하지만 아이 앞에서는 눈은 건조하게 두고 재빨리 머리로 생각한다. 오은영 박사님이 어떻게 하라고 하셨더라?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에 읽었던 육아서 페이지들을 머릿속으로 넘겨본다.


공감. 공감해주라고 하셨던 것 같다.


“유진이 어린이집에 가기 싫구나. 엄마랑 더 놀고 싶구나.”



그다음.. 그다음은 뭐라고 말해야 오은영 박사님께 ‘유진이 엄마 잘하고 계신 거예요’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어떤 말을 해야 우리 아이에게 최선일까?




출근길 내 몸은 이미 퇴근길 같다.


이런 하소연 듣는 이는 귀 아프고 같이 함께 우울해질까 싶어 글로 털어낸다. 오늘 점심시간에는 자기 계발서를 펼쳐야겠다. 정신적 자양강장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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