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고 간 아이는 초등학교 때 어떻게 영어 공부했을까?

영어책 읽기 레벨 낮추고 낭독과 쓰기 활동 더하기

안녕하세요

엄마표 영어에 진심인 다정한 지쌤입니다.

오늘은 뜬금없이 저희 아이 사진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저희 아이 초등학교 때 집 앞 카페에서 찍은 사진인데 지금 보니 참 풋풋합니다.

"엄마 카페 가서 커피 마시면서 책 읽을 건데, 너도 갈래?" 하고 물으면 "네" 하고 따라와 주던 우리 집 개구쟁이 막내입니다.

저 장난기 가득한 표정 보이시나요?

테이블에 영어 동화책이 많네요.

아이는 카페 갈 때 영어책을 챙겨 가기는 하지만, 사실 많이 읽지는 않았어요. 엄마랑 팥빙수도 먹고 와플도 먹고, 종알 종알 이야기하다, 엄마 책 읽는 거 구경하다, 자기도 책 몇 장 읽고는 '그만 집에 가자던' 아이였습니다.

그래도 카페 가자고 하면 영어책을 들고나가는 버릇은, 어릴 때부터 제가 항상 아이들 영어책 한 꾸러미씩 들고나가는 걸 봐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학교 후드티 입고 미국 수학여행 가서 찰칵. 대학생 느낌 나지요?

초등학교 때 영어 동화책 읽는 습관을 들이며 영어와 친해졌던 아이는 현재 국제고에 다니고 있습니다. 평소 수행평가나 학업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더니, 오늘 아침 아이는 제게 밝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 저는 이 학교 정말 잘 온 거 같아요

"우리 반 누구도 제가 좋아하는 가수 레이디 가가 좋아하고요, 누구는 국어 수행평가로 영화 '인턴'에 대해 발표했어요. 저도 그 영화 좋아하는 데. 깜짝 놀랐어요. 신기해요, 저랑 비슷한 취향의 아이들이 많아서."

국제고 가기 참 잘 한 이유가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친구들과 잘 통해서'라는 지극히 아이다운 이야기를 듣고 저는 살짝 웃음이 납니다.

'다행이다. 친구들과 잘 지내서.'

국제고에 가서 잘 적응하기만 바랬는데, 한 학년 지나고 보니, 공부는 빡세지만 일단 학교 분위기는 좋은가 봅니다.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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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아이가 다니는 동탄 국제고에서 배우는 영어 간략하게 설명드릴게요.

국제고 영어 과목과 수행 평가들

 국제고 영어 과목:

 학습 영어 (내신+수능)

 ER 미국 소설

 Speaking /Writing

국제고에서 영어는 크게 3가지로 배워요. 과목별로 선생님이 다르시대요. 먼저 학습 영어로, 우리나라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입시영어입니다. 여기에 미국 소설 읽기와 스피킹, 영작 수업이 있습니다.

내신은 대부분의 학교처럼 지필 고사 (중간/기말고사)와 수행평가로 이루어집니다. 특이한 점은 내신에 교과서와 모의고사 기출문제 등만 나오는 게 아니라 미국 소설 지문에서도 나옵니다. 아무래도 영어책 읽는 습관이 든 친구들이 유리하겠지요?

학기 중 영어 수행평가입니다.

국제고 영어 수행평가:

단어 암기

영어 스피치

영어 라이팅

고등학생이다 보니 영어 단어 암기도 수행평가를 봅니다. 한 번에 몇 백 단어씩 보는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읽은 미국 소설외에 각자 영어 단편 소설을 정하여 주제, 등장인물등을 분석하는 글을 영어로 작성합니다.

지난주에는 영어 스피치 수행평가 본다고 스크립트 작성하고 시간 재면서 연습하고 갔는데, 엄청 떨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라이팅도 수행평가를 봅니다. 라이팅 수행평가는 주장하는 글을 써야 하고 문법과 단어에서 감점을 받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국제고 영어 수업의 특징

제가 보는 국제고 영어 수업의 특징은 학습 영어는 물론, 영어 독서와 스피치, 라이팅까지 균형 잡힌 커리큘럼입니다.

초등학교 때 아이랑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낭독하고 영어 독후 활동하면서 재미있게 보냈습니다. 그때는 국제고 영어 커리큘럼은 알지 못했고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을 키워주면서 영어를 즐기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서 학교 수업도 잘 따라가고 영어도 심도 있게 발전하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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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까 사진 속 영어 동화책을 보고 떠오른 생각 때문입니다.

초등영어, 영어 동화책 읽기 습관의 힘

아이가 보던 사진 속 영어책들은 '플라이 가이'입니다. 플라이가 이는 재밌고 쉬운 영어 동화책으로 초등학생 원서 입문용으로 유명한 책이지요.

그림이 익살스럽고 스토리가 재밌어서, 대다수의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영어 동화책입니다. 제 아이나 공부방 학생들이 영어 동화책 읽는 습관을 잡게 해 준 고마운 책입니다.

아이가 국제고 갔다고 하면 '초등학교 때 무슨 영어 동화책을 읽었을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엄마표 영어 하는 분들이라면 거의 다 아는 '플라이 가이'를 초4 때 읽었습니다. 어려운 책은 아니지요.

'무슨 책'을 읽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히' 읽는 습관 잡기가 더 중요합니다. (아시죠? 집 앞 카페 가더라도 영어책을 들고나가는 습관!)

I Spy Fly Guy! (Fly Guy #7)/ Tedd Arnold

내겐 너무 어려운 초등영어의 원서 레벨과 어학원 레벨

아이를 엄마표 영어로 키우면서 영어책 읽기의 중요성은 잘 알겠는 데, 제가 어려웠던 것 중의 하나가 '원서 레벨'과 어학원 레벨이었습니다. SNS 상의 영어 잘하는 아이들 보면 보통 원서 레벨과 유명 어학원 레벨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보통 영어원서, 'AR 지수가 어떻고, 영어 몇 년 차 면 몇 점대 책 읽어야 하고, 어학원 어느 정도 레벨 들어가야 하고'  이런 이야기들을 하시는 데 그게 저는 너무 어려웠어요.

'숫자가 높아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 나보다' 싶지만, 그런 책들을 딱딱 맞춰 골라주는 영어 고수 엄마들이 존경스럽고 '우리애는 언제 저런 책을?' 한 적도 많았지요.

그래서 오히려 영어책을 고를 때 숫자는 안 보고 (사실 몰라서 못 보고), 제가 읽어봐서 '이 정도면 우리 아이가 읽겠다' 싶은 책으로 읽혔어요. 물론 맘 카페나 블로그의 책 리뷰 도움도 많이 받았지요.

오늘 아이의 초등학생 때와 고등학생 때 사진을 보면서, '우리애가 이렇게 많이 컸구나' 대견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맞다 우리애 초등학교 4학년 때 플라이가 이 읽었지.' 그래도 국제고 갔네.'싶었어요.

원서 레벨이 높은 책을 단계별로 다 읽지 않았지만,

유명 어학원 가본 적이 없어서 어학원 레벨은 없지만

국제고 들어가서 다양한 영어 과목들을 잘 해줘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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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지쌤이 생각하는 초등 영어

국제고에 들어가서 수업받는 아이를 보면서 초등학교 영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영어 동화책 읽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읽기 레벨이 곧 아이의 영어 실력은 아닙니다. 영어 퀴즈 점수나 어학원 레벨이 곧 아이 실력은 아닙니다.

일부 맘님들께서는 아이가 읽고 있는 책 레벨이나 어학원 레벨이 곧 아이의 영어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레벨이 낮으면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영어책을 읽고 내용을 다 아는 것처럼 보여도 구멍이 많을 수 있습니다. 영어는 언어인데 언어를 글로만 배울 수는 없지요.

아이의 원서 레벨이 높다고 좋은 게 아니라, 아이가 영어책을 소화하고 말하고 글로 쓸 수 있는 책을 찾아 훈련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읽은 내용을 간단하게 문장으로 말하거나 표현해 봐야 책 내용이 더 잘 이해됩니다.

영어를 따라 읽으면서 낭독하고 외워서 말하기도 반복해야 체화됩니다.

이때 원서가 너무 어려우면 아웃풋 활동하기가 힘듭니다. 원서 레벨을 낮춰서, 아이가 잘 알고 있는 책으로 스피킹, 라이팅 훈련을 해야 합니다.

쉬운 영어 동화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문장 따라 쓰기', '베껴 쓰기' 도 하면서 책 1권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야 내 것이 됩니다.

이렇게 시나브로 스며들어야 언어입니다.

여기에 기초 문법을 배워서 말하고 써봐야 합니다. 문법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배운 문법을 활용해서 쓰고 말할 수 있는 자기가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문법책이 쉬워야 합니다.

이렇게 읽고 말하고 쓰기를 골고루 넣어줘야 균형 잡힌 영어가 됩니다. 즉 원서 레벨을 낮추고 낭독과 쓰기 활동을 더하라는 이야기 입니다.

내 아이 영어 교육 방향 잡으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