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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멍 Oct 17. 2021

03_권장사양 Country rental service

자연에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권하고 장려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야기의 출발점


매우 명확한 이유로 시작했다.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 쓰임새가 없는 집이 한 채 있었다. 부모님이 생활하시는 곳에서 차로 3분 거리. 부모님이 소유하신 주택이고 리모델링을 해두었지만 딱히 거주하는 사람이 없어서 빈집이나 다름없었던 곳. 그곳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사실 지금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고 나는 이전부터 부모님께 이곳을 일주일 단위로 빌려주는 집으로 빌려주는 방식에 대해서 말씀드리긴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법적인 부분들은 아예 생각하지 못하고 더미 아이디어 수준)


이건 스노우피크와 muji hut 이미지를 써서 만든 예시


사람들이 과연 시골로 올까?

시장분석


바야흐로 자연을 사적으로 소비하지 못하는 시대가 아닌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제한적으로 한강과 서울숲 같은 공적 자연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아래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님이 영화 <기생충>을 건축가의 관점으로 해석하며 덧붙인 코멘트.

“상류층이 마당을 통해 자연의 변화를 만끽할 때 하층계급은 TV, 컴퓨터, 스마트폰 모니터를 바라본다. 사적으로 자연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은 자연을 접하려면 등산을 가거나 일부러 교외를 찾아야 한다.” 

출처 : 영화 <기생충의 공간> 리빙센스 3월 호 On March 03, 2020


거기에 코로나까지 더해지면서 탈도시 현상이 가속화되지 않았나 싶다. 농식품부는 2020년 귀촌-귀농 예산 350억 예산 투입한다고 밝혔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 귀농-귀촌 의사 있다"라고 한다. 조사 결과가 얼마나 정확한가에 대한 부분은 차치하고서라도 분명 사회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좁혀 말하면 '사적인'자연에 대한 수요가 이전보다 급증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인 셈이다.


공적인 자연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사람들의 소비 심리와 시장 상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는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 그린하비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한 점과 관련 분야로 정부 예산 투입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점이 그 이유다.


한마디로 '나무'랄 게 없는 도시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


권장사양의 타겟은 누구일까?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메세지를 보낼지


출처 : 컨슈머 인사이트


컨슈머 인사이트에서 밝힌 단양군 관광경쟁력 보고서를 열람해봤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을 거라는 주장은 뇌피셜이 아니고 실제로 단양을 찾는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오고 있었다. 그리고 눈여겨본 것은 40대 이하가 무려 54%에 달한다는 점과 여름과 가을에 가장 많이 방문하며 (61%) 겨울에 가장 적게 방문한다는 점 (17%).  객관적인 지표들만 놓고 보면 손쉽게 권장사양의 인구통계학적 타깃 특성을 정의 내릴 수 있다.



그다음 순서는 이 사람들이 어떤 매체에 가장 많이 모여있느냐에 대한 분석이다. 효율적인 측면에서 당연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에 집중해서 커뮤니케이션 메세지를 보내면 되니까. <국내 소셜 미디어 연령별 월평균 이용자 수> 데이터를 조회해봤다. 살펴보니 인스타그램을 가장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왼쪽까지만 정의 내려도 틀린 타겟 분석은 아니지만 너무 모호한 면이 있다. 물론 저 타겟군이 가장 확률이 높은 정의라는 것엔 틀림이 없겠지만 저기서 조금 더 파고들어 가는 브랜드 나름의 주장과 고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그래도 우린 더 디테일하게 이런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가 되고 싶어' 같은. 모든 사람들에게 착한 브랜드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소수지만 확실한 fan이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게 중요하니까.


그래서 이렇게 정의 내렸다. '그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을 주로 사용하는 수도권 거주 2030 여성과 자연의 사적 소비를 통해 여유를 찾고 쉬고 싶은 사람들.


나영석 피디님이 할 말처럼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시골에서 '가끔' '경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정말로 귀촌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현실적인 일상은 잠깐 도려낸 어떤 '판타지'가 같은 걸 원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들은 우리 집에 '생활'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놀고 쉬러' 오는 것이므로. 


어떻게 할 것인가?

권장사양의 의미와 운영 방식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건 일종의 렌트카 같은 서비스다. 실제로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이유로 SUV를 타는 누군가가 렌트카를 빌릴 때만큼은 타보고 싶었던 오픈카를 빌려 판타지를 충족하고 힐링하는 것처럼. 시골에 대한 짧은 소비를 원하는 이들이 가볍게 빌려볼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 사람들에게 또 일상을 힘차게 살아갈 힘과 동기가 되어준다면 그거야말로 숙소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 아닌가?



앞에서 봤던 자료처럼 단양은 겨울철이 비수기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가격을 낮추고 조금 더 제대로 시골을 체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장기 숙박 형태로 방을 제공할 계획이다. (최대 사양) 그것을 제외하고 봄, 여름, 가을은 기존 다른 에어비앤비와 마찬가지로 1일 숙박으로 운영할 예정 (최소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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