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
사십에 겨우 나를 마주 보다
어느 날 아침 화장실에 앉아 있다 일어났는데
변기 안에 잔뜩 쏟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런 날벼락이 없었다
사십 평생 단 한 번도 쉼 없이 일만 해온 나에게 이제
겨우 숨 돌리고 살만해졌고 나는 내가 드디어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보리라 맘먹고 저 깊은 항아리에 오래 절여두어 삭아빠진 내 꿈을 겨우 건져 올려 시작했는데
왜 나에겐 새로운 꿈을 꾸면 시련이 닥쳐오는지
헛웃음만 나왔다
나는 어릴 때 음악을 했다
호른을 했는데 의정부에서 경희대까지 레슨을 다니느라
무거운 악기를 들고 기차를 갈아타며 다녔다
입시를 마치고 학교를 가야 하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나의 악기는 나의 생활비로 팔아야 했고 첫 번째의 꿈은
그렇게 멈췄다
나는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헤어디자이너 가 되었다
학비를 벌어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그 후로 이십여 년간
결국 학교로는 돌아가지는 못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내 안에 꿈틀거리는 꿈들은
좀처럼 사그러 들지 않고 계속 자라고 있었다
나이가 사십이 다되어가는데 또 다른 꿈이 튀어나왔다
요리사
나에게 또 다른 꿈을 끌어내어 준 특별한 사건
마스터 셰프 코리아!!
꿈에 한 발짝 도전할 기회였다
3800.: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는데 결국 피를 쏟아
병원에 갔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
앞으로 삼개월 후면 신장투석환자로 살아야 한다는
내게는 사형선고 나 마찬가지 ᆢ
나는 결심해야했다 ᆢ 잠시 투석을 미루고 꿈을 선택했다
마스터 셰프를 선택하고 삼개월간의 합숙을 하고
그 계기로 요리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새로 식당을 오픈하고 준비를 했는데 결국 쓰러져
투석을 시작하고야 말았다
내 선택의 결과였다 두 번째 꿈의 좌절이었다
하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나는 나이 사십에 겨우 나를 마주 볼 수 있었고
해 논거 없이 얼떨결에 어른이 되어버린 나 자신에게
드디어 미안하다고 사과를 건네려는 찰나였는데 ᆢ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
침대에 누워서 남은 인생을 보내야 할지
끝까지 나를 일으켜 세워 마지막까지 꿈을 이루고
힘들기만 했던 내 인생을 한 번쯤은 반짝하고 빛나게 해 줄지 ᆢ나의 선택은 나를 빛나게 해 주기로 했다
요리사의 길을 선택했고 병원을 오가며 나는 식당을 운영하고 꽤 유명한 식당을 만들었고 그로 인해 다른
식당들을 컨설팅해주고 식재료 공부를 위해 지방의 식재료들을 공부하는 일을 하다가 6차 산업 식재료 개발
강의까지 하게 되어 요리사의 길을 천천히 차곡차곡
십 년째 해오고 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아름다운 시간들로 남은내인생에
꿈 항아리를 꾹꾹 채워 넣고 싶었다
꿈의 시작은 항상 나를 좌절 시켰지만 꿈을 놓지 않고 기다리고 견디고 인내하면 결국 한 번은 나를 빛나게 할
꿈을 꺼내펼쳐볼 기회가 있다는 걸 도전하지 않았으면
결코 알 수 없었던 나의 빛나는 꿈 의 도전기
누군가 말했다 나이 오십쯤 이면 꿈도 접어야 하는 시기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어둡고 깊은 내 안의 꿈 항아리에서
꿈을 끌어내 주라고 꿈은 혈관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 동안은 멈추지 않는 거라고ᆢ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드디어 나를 마주 보며 힘들었던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ᆢ
이제 나는 몸이 많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꿈이 성공했다고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었다
나는 나이 오십에 또 다른 꿈을 꺼냈고 다시 시작했다
그 새로운 꿈은 작가 였다
나는 요리사다 투석환자로서 이제 현장에서 많은 일을
해낼 수 없다
투석하면 격일로 하루에 6시간가량 병원에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
이제 나는 그 시간 을 누워서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시간동안 좋은 글을 쓰고 내 인생을 차분히 정리해나갈 것이다
글을 쓰는 일을 배워 본 적은 없지만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나의 또 다른
꿈을 사부작 거려 보고 있다
이나이에 작가가 된다는 것은 미친짓 같기도 하지만
나는 원래 미쳤다 그래서 세 번째 꿈의 도전이다
따뜻했던 지난시간들을 쏟아낼거고
꿈같은이야기를 현실처럼 만드는 드라마도 쓰고싶다
나는 그러한 작가가 되고 싶다
밥 짓는 일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
밥으로 세상을 여는 아름다운 작품 을 만드는 아티스트 ᆢ 그래서 밥티스트
나는 밥티스트 박소진으로 마지막 꿈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