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소진

엄마가 만드는 딸내미 원픽 요리

by 밥티스트

눈만 뜨면 시작되는 엄마 가 만드는 ~

우리 애들 단골 멘트입니다

딸이 학교 다녀오더니 급하게 신발을 날리며

엄마 엄마 ~ 나 엄마가 만드는 어복쟁반 먹고 싶다

ㅎㅎ 어떤 집에서 이런 대화를 할까 싶지만

암튼 우리 딸은 제가 만드는 어복쟁반을 좋아합니다


이제는 다 커서 저도 요리전공을 하고 있으면서도

늘 집에 들어오거나 스튜디오에 올 때면

엄마 엄마 나 엄마가 만드는 ~~ 이라는 멘트를

하면서 들어오곤 하는데 ᆢ

오늘은 뒤를 이어 들어오던 아들이 급히 들어

오면서 엄마 나 엄마가 만드는 잔치국수 먹고 싶어

하는데 딸이랑 저랑 빵 터졌답니다


어이구 그놈의 엄마가 만드는 ~ ㅋㅋ

두 녀석이 동시에 찾아와서 "엄마가 만드는"

이라고 외쳐대는 게 너무 웃음이 났어요

그리고 또 한편 마음 깊은 곳에서 는 눈물버튼이

눌러졌죠

이제 다 큰 성인이 되었지만 그래도 언제나

찾아와서 저렇게 엄마엄마 부르며 엄마가 만드는

무언가가 먹고 싶다고 찾아와야 할 텐데 말이죠


엄마가 만드는~~ 요리들을 계속 내어 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또 한 번 상기하게 되네요

그렇지만 저는 그저 오늘을 사는 사람으로 오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냉장고에 무엇이 있으려나?

오늘도 텅장고 만들러 냉장고 뒤적뒤적합니다


오늘의 냉장고 재료

딸의 원픽!! 어복쟁반

음 ~ 소고기 가 없네요 원래는 아롱사태와 양지를 써요

장조림 하려고 사다둔 돼지안심과

수육 해 먹으려고 사다 논 앞다릿살 이 조금 있어요

대파 양파 간 마늘 생강 1쪽 청양고추 가 있네요

말랐지만 쑥갓이 있고요 두부가 반모정도

달걀 몇 개 냉동실에 냉동낙지 1개

전복 2개 만두가 몇 알이 있네요

소고기는 아니지만 오늘은 돼지고기로

만드는 "돈복쟁반"입니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없을 때도 둘이 만나서 척척

해 먹으며 엄마를 기억하라고 이 레시피를 남깁니다

엄마가 세상 걱정 없는 이유는 너희 남매가 너무 친하게

잘 지내고 있어서야 ~ 늘 고맙게 생각한다


자 그럼 만들어 볼까?

돼지 안심과 전지는 청주 1잔과 물 2 리터를 넣고

20분 삶아서 버려줘야 해 ~

다시 물 2 리터를 붓고 사과나 레몬 반 개를 넣고

강불 20 중불 20 약불 10 분 삶아서 건져둬


Tip: 빨리하고 싶으면 압력 밥솥에 넣고 만능찜

버튼을 눌러 완료되면 한번 더 눌러서 40분 완성!!


육수는 기름기를 면포에 걸러 깔끔하고 만들어둬 야해

고기는 식혀서 얇게 편 썰어두고 육수 내기 힘들면

시판 사골육수를 사 용해도 좋아 ~

달걀 두 개는 삶아서 껍질 벗겨두고 두부 반모는

큼직하게 4등분 해두고 대파 양파는 채 썰어 준비해

쑥갓은 시들었으니까 5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담가놔


Tip:시든 채소는 찬물보다 약간 따끈한 물에 담 드는 게

빨리 싱싱해지는 비법이란다


넓은 전골냄비 가운데에 밥공기 만한 소스 그릇을 넣고

고기 두부 채소 만두를 예쁘게 돌려 담아 둬야 해 ~


자 그럼 소스 만들기 비법 들어간다

엄마표 집간장 2 큰술 샘표양조간장 1 큰술 육수 4큰술

간 마늘 1큰술 생강채 1큰술 고추채 1큰술 고추기름 2큰술 설탕 1큰술 깨소금 1큰술 식초는 취향껏 넣는데

엄마는 국순당 막걸리 식초를 넣었어 맛이 부드럽고

좋은 식초라 엄마가 자주 쓰는 브랜드야

이렇게 소스그릇에 넣고 같이 끓이면서

소스를 건져 고기에 올려서 먹는 게 비법인 거 알지?


참! 소스를 가운데 넣고 끓여 먹는 이유는 그 시절에 시장에서 요즘처럼 개인 그릇을 일일이 줄수도 없고

추울 때 소스를 밖에 꺼내 놓고 소스를 찍어 먹으면

소기름이 떨어져 버터처럼 굳어 소스 가 딱딱해져 버리니까

여러 사람이 찍어먹을 수 있게 큰 사발을 하나 넣어 소스를

끓여가며 먹었던 이유래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생강은

중요한 재료라 맛을 내는데 꼭 필요하니까 빼먹으면 안 됨

이북은 참? 지금은 북한이라고 하지 ~

이북 사람들은 중국과 가까워서 중국음식의 영향을

받아 비슷한 음식이 많은데 식재료도 생강 옥파 (양파와 비슷한 이북의 파 ) 피망 고수와 쑥갓등 향신채소를 쓰는

음식이 많이 있었다고 해

엄마도 전수받으면서 신기했어 우리는 근래에 들어서

먹고 있는 피망과 고수를 예전 이북에서는 피망과 고수를 이미 재배해서 먹고 있었다는 게 말이야 ~ 신기하지?


여기서 잠깐 어복쟁반 알고 가기!!

어복쟁반은 기본적으로 소고기와 내장등으로

끓여 먹던 이북의 평양지역 음식이야

평양에 최초로 우시장이 형성되면서 멀리서 소를 팔고 사려고 상인들이 우시장에 오는데 지금은 소들을 차로 이동하지만 차가 없던 여전에는 먼 곳에서 걸어서 이동하던 시절이라 소가 우시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또는 도착해서 바로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


소고기가 귀하던 시절 버릴 수도 없고 냉장시설이 없던 터라

그 자리에서 잡아서 귀한 소고기는 푸줏간에 넘기고

남은 내장 뼈 등을 추려서 커다란 무쇠솥뚜껑을 뒤집어

걸고 끓이 면서 나눠먹는 음식이 어복쟁반이었다고 해


그러다 평양에 기생집에서 요리를 담당하던 이가 시장에 고기를 사러 나왔다가 맛을 보고는 이요리를 정갈하게 다시 만들어 요릿집에서 팔 기 시작했는데 뒤집어 끓이던 솥뚜껑의 모양이 소의 불룩하게 늘어진 배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우복쟁반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물고기 배 모양인 거

같아서 어복쟁반이라고 불리기도 했다는 설이 전해질뿐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기반이라 정확한 정보는

없다고 해 엄마도 이북이 고향이신 할아버님과 할머님 께

들은 이야기 정도이니까 ~

그래도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아닐까? 이 정도는 알고 먹어야 할거 같아서 이야기 냠겨둔다


엄마는 기본적으로 소고기를 기반으로 끓이지만

가끔은 너희들이 좋아하는 낙지 문어 전복을 넣기도 하고

돼지고기나 꿩고기를 쓰기도 해 닭고기는 너무 단맛이 나서

맞지 않는 듯해서 쓰지 않았어

음식은 원래 이런 거야 ~ 하는 생각은 아닌 거 같아

그냥 기본적으로 잘 배우고 거기에 적당한

밸런스를 맞추는 재료들로 재해석해보는 것도

재밌을 거야 ~


다양한 식재료를 공부하는 게 진짜 요리를 사랑하는

요리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엄마가 만드는 ~

맛있는 레시피로 엄마의 기억이 따뜻하게

남기를 바란다

너희들을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쇠고기 어복쟁반

우설 어복쟁반


해물어복쟁반


돼지고기를 넣은 돈복쟁반


박소진 by 밥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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