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에 한 번. 1년 동안.

by 모모씨

4월 30일.

계속해서 인터넷 카페(간암 환자와 보호자들이 모인) 내에서만 검색을 하다가 인터넷 기본 검색 창에 ‘간암 3기’를 검색해 보았다. 질문과 답변들로 가득한 공간에는 '간암 3기 환자의 생존율은 30% 이하'라는 비슷한 답변들이 계속 보였다. 우울해지는 기분을 이기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버렸다.


5월 1일.

엄마가 메시지로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간암 치료 주사 항암제에 관한 병원에서 준 안내문이었다. 내일부터 주사 항암 치료가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먹는 약에 대한 설명문 사진도 왔다.

‘3주에 한 번. 1년 동안’

엄마의 메시지 속 문장을 보고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계속 부정적인 글들만 봐서 그런 건지, 그래도 1년 넘게는 살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1년까지만은 아니겠지? 또 필요 없는 망상들이 주르륵 이어졌다. 휴대폰 인터넷 창 제일 최신 탭에 열려있는 간암 환자들의 카페로 들어간다. 또다시 주사 이름과 약 이름을 검색해 보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치료하는지 염탐해 본다. 정말 수술은 못 하는 것인가. 수술 없이 바로 주사 항암 치료로 넘어가는 것인지 확실하게 알고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근로자의 날이라 검사가 없어 금요일에 퇴원한다는 소식과 함께 아빠의 암이 10cm로 늘어났다고 한다. 처음 진단받을 때보다 큰 건지, 아니면 그 당시에도 6cm보다 좀 더 컸던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수술은 안 된다고 하는 것 같다. 의사에게 최종적으로 암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목요일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다시 인터넷 카페 검색란에 10cm를 검색해 본다.


5월 2일.

남들은 조직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데 우리는 두 번 하게 생겼다. 며칠 전 했던 조직 검사에서 2~3cm 깊이로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애매하게 나와서 다시 해야 한다는 엄마의 전화 내용이다. 아니, 그럴 수가 있나? 조직 검사가 100% 안전한 건 아니라 안 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우린 그걸 두 번이나 한다니. 화가 나고 어이없지만 병원에서 하라고 하니 우리는 그저 따를 수밖에 없다. 당장 조직 검사는 또 불가능하니 예약을 잡는다. 내일 다시 검사를 하고, 어쨌든 내일 퇴원 후, 암이 확정되면 전화로 결과를 들은 다음, 주사 항암을 받기 위해 다시 예약을 잡고. 입원만 6일을 하는데 어제, 오늘은 아무 검사도 하지 않고 그냥 병원에서 가만히 있는 것뿐. 그동안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는 것도 없다니. 그때 동안 암은 자라고 있을 텐데. 시스템이 답답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전신을 찍은 CT 결과도 내일 나온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느낌이다.


저녁에 양치를 하는데 통증이 느껴졌다. 거울을 보니 왼쪽 어금니 앞부분이 살짝 깨져있었다. 언제 깨졌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내일 일정에 치과 가는 것을 추가했다. 아빠의 암이 다른 곳으로 퍼졌는지 확인할 CT 결과가 내일 나온다. 제발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되지 않았길. 제발.


새벽에 인터넷에서 주사 항암(티센트릭+아바스틴)을 검색해 보면서 아빠가 실손보험이 되어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암보험도 같이 들자고 말할걸 하고 후회가 되었다. 이미 아빠는 불가능하니 엄마라도 암보험을 들어놓고 매년, 가능하면 더 자주 엄마도 검사를 받게 해야겠다. 내 휴대폰 달력에 보험을 적어놓았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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