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나는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요든 팝이든.
특히
가사가 있는
노래를 싫어하는데
노랫말이
무척이나 거슬린다.
어떨 땐
마치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모기소리처럼
들리기까지 한다.
그렇다고
가사가 없는 클래식을
그리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대중적인
피아노 연주도 별로이고
열정적인 바이올린 연주는
참고 견디기 힘들 지경이다.
유일하게 내가
듣고 즐기고
소위 BGM으로
틀어 놓는 음악이
첼로 연주곡이다.
첼로 곡은
내 손으로 시디도 사고
좋아하는 첼리스트도 따로 있고
음악회에도 찾아간다.
언젠가
음악을 전공하는 내 친구가
해 준 말이 생각난다.
첼로가
모든 악기 중에
가장 사람 목소리에 가까운 소리라고.
그것도 중저음의 남성 소리.
아마 나는 피치가 높은 소리에
예민해서 그런 걸 거라고도 했다.
그러고 보면
나는 목소리 큰 사람이나
소음이 많은 곳을
유난히 힘들어한다.
그럴 때면
마치 고무줄을 끝까지 잡아당긴 것처럼
신경 줄이 팽팽해지는 느낌이다.
세상의 아름다운 노래와
다채로운 악기 소리를
골고루 즐기지 못하는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세상에는 내가 사랑하는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들과
그걸로 수많은 변주를 만들어 내는
멋진 첼리스트들이 많으니까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