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던 감정이 마침내 오열로 변했다. 내 안에 작은 생명이 있었다. 강사님은 더 이상의 감정은 아이에게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이야기를 중단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는 그때 곧 태어날 내 아이와 새로운 가족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있었다. 근처 도서관에서 예비 엄마를 위한 가족 프로그램이 있다기에 갔다가 강사로 그분을 만났다. 원가족의 감정 사슬의 영향력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이었다. 가족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들으면서 꽤나 몰입하고 공감했던 것 같다.
그날은 수업 시간에 마무리 짓지 못한 어떤 이야기를 마저 나누기 위해 수업이 끝난 후 강사님과 단둘이 이야기를 하게 된 날이었다. 자연스레 원가족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뛰어난 성적으로 어디서나 부모님의 자랑거리이자 성실하게 학창 시절을 보내왔던 나로 관점이 옮겨졌다. 그때부터였다. 술술 풀려가던 대화의 맥이 끊기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순간 나를 오열하게 만든 질문이 이어졌다.
자랑스러운 딸이 되는 건 어떤 느낌이에요?
대답은 단 한 마디.
"너무 버거웠어요."
"조하리의 창" 이론에 따르면 나만 알고 남은 모르는 Hidden 창과, 남들은 알고 있지만 정작 나는 모르고 있는 Blind 창이라는 것이 있다. 자랑스러운 딸이라는 타이틀은 나만 알고 부모님은 모르셨을 상처를 품은 Hidden창이었다.
이 상처는 나도 알고 너도 아는 Open창에 들어오는 순간 더 이상 상처가 아닌 게 된다.
조하리의 4개 창 중에 open창을 넓힐수록 건강한 관계가 된다.
왜 나의 상처는 몇십 년간 Hidden창에 고통스럽게 남겨져야만 했을까. 나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야만 한다.
부모님이 나를 뒷바라지 하느라 얼마나 노력하시는지 알고 있으니까?
자식이 편하게 좋은 조건에서 살아가길 바라시는 그 마음을 너무 잘 아니까?
감사한 마음이 커서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하니까?
그 어떤 이유도 그걸 "표현"하지 못한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것 같았다.
부모님은 아마도 속 깊고 말없는 딸이니까 묵묵히 잘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걸 참말로 대견해하셨을 것이다. 나와 부모님 생각 사이의 간극은 의외로 메우기 쉬운 거였을 수도 있다.
신년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이름 하야 "OPEN the 모모 world"
나를 제대로 Open 해 보자는.
내 40대의 시작을 담아.
조하리의 창에 나를 맡겨보기로 했다.
스스로 느낄 때 나와 주변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는 open 영역이 좁은 편이라고 느껴진다.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와 너의 open이 무한히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나에게 영향을 준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나의 기억을 재편해 줄 것이다. 당장 주변의 몇몇 지인들에게 그들과 나 사이를 연결할 57개의 단어들을 주고 그중에 나를 설명하는 단어를 골라달라고 부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내가 모르는 나와, 나만 아는 내가 거기에 있었다.
앞으로 쓰게 될 글의 목차는 조하리의 4개의 창으로 구분될 것이다.
1. 환상 케미 조합의 비밀 - Open창
2. 열등감. 잘 감춘거 맞니 - Hidden창
3.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아 - Blind창
4. 너와 나 사이 미지의 땅 - Unknown창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재채기를 참을 수 없듯,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불쑥불쑥 머리를 비집고 나오는 느낌이다. 이 글을 읽고 흥미가 생기는 독자가 있다면 지금 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아래의 단어 목록을 주고 가벼운 부탁 하나만 해보시길 권한다.
난 나와 너를 알아갈 준비가 되었다.
나를 설명하는 단어를 고르고 주변인에게도 믈어보자.#조하리의 창 활용방법 #조하리의 창 #대인관계 개선 #open창 #blind창 #hidden창 #unknown창 #나를 알아가기 #자아탐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