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빨리감기 하지 마세요

"청크" 박살 내기

by 모모제인

최소한의 노으력로 우리가 이 문단을 읽낼어 수 있는 단한순사실이 바로 청크를 형하성는 우의리능력의 예이시자, 각 청크에 내된장 고유 서순에 대한 예이시다. 이경런우, 우리는 각단의어 첫 글자, 그리고 마지막 글자를 인하지면서 (그리고 논의의 맥에락 맞게 배하치면서) 그 단어에 대한 우리의 '청크'를 활화성킨시다. 우리가 문들자를 직접 구해성야 하는 대신, 청크가 자동으적로 배순열서를 찾준아다.


-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중에



위의 글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는가.

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는 한글자 한 글자를 개별로 인식하지만 글을 읽는 경험이 쌓일수록 글자를 단어 단위로 묶어 전전두엽 피질에 기억하기 쉽도록 "청크"로 모아서 저장한다.


우리는 나이를 먹고 경험을 할수록 글자도, 경험도, 그리고 우리 인생도 "청크"로 묶어버린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청크가 많다는 뜻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우리의 뇌가 수많은 경험을 청크로 묶어 어딘가에 빼곡히 저장해 두었다는 뜻이다.






새벽요가를 다닌 지 6개월이 되었다. 다니는 요가원은 수련패턴이 일정하다. 늘 수리야 6세트를 시작으로 역자세(머리가 심장보다 낮은 자세)로 마무리한다.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5시 40분에 집에서 나서지만 유난히 눈이 안 떠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하며 이미 그날의 동작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다. 집에서 나와 11개의 신호등과 과속방지 카메라 2개를 지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오늘의 요가수련을 시작합니다, 오늘의 요가수련을 마칩니다, 나마스떼. 하는 나지막한 목소리까지. 그러고 나면 이미 운동을 다 한 느낌이 들면서 머릿속에서 "료!" 하며 다시 편히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 아침청크가 나의 1시간 반을 "빨리감기" 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갈수록 뇌에 새로운 자극 대신 자동화된 경험이 쌓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몸도 정신도 에너지를 아끼는 방향으로 살게 된다.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가서 1시간 동안 있어보면 이 사실을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어른들은 죄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지 않나.






뇌에 경험으로 청크를 만들어서 저장해 둔 게 많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책에서 배운 지식과 이론으로 청크가 많은 사람도 있다. 지식과 이론은 모든 걸 경험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완하는 최고의 방법이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청크 때문에 무기력에 빠지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이건 해 봤자 뻔해.
다 알아봤는데 이건 불가능해.



2003년. 수능 성적이 맘에 안 들어. 재수할까. (수험생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아니야. 이미 다 해봤던 공부 1년 더 한다고 뭐가 바뀌겠어?

2005년. 전공이 나랑 안 맞는 거 같은데 편입을 해볼까. 아니야. 대학생활이 다 거기서 거기지.

2007년. 기술고시 2차 시험 한 번 본 것만으로도 만족해. 2년 고시공부 해보니까 이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니야.

2015년. 쳇바퀴 도는 듯한 회사생활 지겹다. 이직을 해볼까? 아니야. 어딜 가도 힘든 일 힘든 사람은 다 있다는데 어딜 가도 똑같지 뭐.



누구나 어떤 갈림길에서 종종 "선택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 기회비용과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 차선의 선택은 있지만 나쁜 선택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서 들은 것, 책에서 본 것, 학교에서 배운 것을 경험으로 대체하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 삶의 플롯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학교에 다니고 사회에 나와서 돈을 벌고, 결혼, 육아를 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본 인생 플롯이다. 플롯은 반복된다. 해봤더니 이랬다는 말에 귀를 닫는 게 오히려 더 어렵다. 지금 와서 느끼는 거지만 또래보다 결혼 가장 빨리 하고 멋 모르고 아이 셋 낳은 게 주위에서 들은 말이 없어서였던 것이 확실하다. 앞으로도 나는 부정적인 말은 잘 안 들을 예정이다. 그리고 공부도 많이 안 할 생각이다. 대신 좀 무식해도 직접 느끼면서 감각으로 느끼는 선택을 할 예정이다.



https://m.blog.naver.com/momoroutine/223081531150



어제는 한강둔치 잔디밭에 누워 봄바람을 느꼈다. 봄 날씨 좋은 것은 누구나 안다. 청명한 하늘과 바람 못 느껴본 사람은 없다. 알지만 누웠다. 어제도 본 하늘이지만 오늘은 다르다.


오늘 나의 하루는 느리게 간다
모든 날은 다르다.


흔한 나무 사진이 아니다. 특별한 오늘이다.